자사주 소각 대신 EB 발행 우르르…금감원, 제동 걸었다

자사주 소각 대신 EB 발행 우르르…금감원, 제동 걸었다

방윤영 기자
2025.10.16 13:38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 발행결정 공시 추이 /사진=금융감독원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 발행결정 공시 추이 /사진=금융감독원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앞두고 자사주 유동화 방법으로 교환사채(EB) 발행을 추진하는 기업이 늘자 금융감독원이 관련 공시 규정을 강화한다.

금감원은 EB 발행 결정시 주주이익에 미치는 영향 등 중요정보를 상세히 기재하도록 공시 작성기준을 개정해 오는 20일부터 시행한다고 16일 밝혔다.

공시기업서식 개정에 따라 기업은 자사주 대상 EB 발행시 '교환사채 발행'과 '자기주식 처분' 주요사항 보고서 내에 '기타 투자판단에 참고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주요 사항으로는 △타 자금조달 방법 대신 자기주식 대상 교환사채 발행 선택 이유 △발행시점 타당성에 대한 검토내용 △실제 주식교환시 지배구조·회사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기존 주주이익 등에 미치는 영향 △발행 이후 교환사채 또는 교환주식의 재매각 예정내용 등이다.

자사주 EB 발행에 대한 공시를 강화한 건 최근 기업들의 EB 발행 건수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교환사채 발행결정 규모는 50건, 1조4455억원에 달했다. 이미 지난해 총 발행수준(28건, 9863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달 교환사채 발행결정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9월에만 39건, 1조1891억원에 달해 3분기 발행결정 규모의 78%를 차지한다.

EB는 사전에 합의된 조건에 따라 발행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상장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재무적 활용 가치가 사라지지만 EB를 발행하면 투자와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금감원은 기업이 다양한 자금조달 방법·필요성 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교환사채 발행을 급하게 추진하는 경우 소각 등 주주환원을 기대했던 주주들과의 신뢰관계가 훼손돼 결국 기업가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더불어 실제 주식교환시 주주간 지분율 변동 또는 제3자의 지분취득으로 회사 지배구조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교환사채 발행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경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교환하는 자사주 물량의 시장 출회 등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등 주식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시 강화로 기업이 주주관점에서 더 신중하게 교환사채 발행을 검토하도록 주주 중심의 경영활동을 유도하고 투자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교환사채 발행 의사결정 등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판단과 평가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조만간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등에 대한 공시 개선안이 시행되고 공시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도 강화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향후 자기주식 관련 공시위반 행위 발견시 정정명령, 과징금 부과 등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며 "기업들은 자기주식 보유·처분 등과 관련한 내용을 공시하는 경우 상당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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