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당신의 돈이 잠든 사이⑤

10년 전 100만원을 어떤 금융 상품에 넣었느냐도 돈의 가치를 갈랐다. 2016년 1월은 정기예금 금리가 연 1%대에 머물던 시기다. SK하이닉스 주가는 5만원 아래였다. SK하이닉스(1,056,000원 ▲86,000 +8.87%)는 지난달 30일 주당 90만원을 넘기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1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6년 1월 정기예금(5년 이상) 금리는 연 1.88% 수준이었다. 당시 100만원을 예치했다면 현재 약 12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이자 수익이 20만원 남짓 발생했다.
같은 기간(2016년 1월 4일부터 올해 1월30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2026.46에서 5224.36으로 상승했다. 약 2.58배 올랐다.
그 사이 SK하이닉스 주가는 4만4700원에서 90만9000원으로 올랐다. 20.34배 증가했다. 단순하게 세금과 수수료를 제외한 연평균 수익률로 환산했을 때 10년전 100만원이었던 SK하이닉스 주식은 2034만원이 된 것.
최근 국내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주식투자 참여가 급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지난달 29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3조 7071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8일 사상 처음으로 90조원을 돌파한지 한 달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다시 10조원이 뛰었다.
증시 호황에 따른 수익률 기대가 증시 대기 자금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고 증권업계는 본다. 이른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기회상실 공포)' 심리의 사회 전반에 대한 만연이 국민들을 증시 랠리로 밀어내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다만,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최근의 증시 랠리가 워낙 두드러지는 측면이 있을 뿐 역사적으로 장기 투자를 전제로 한 주식 수익률은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 수익률보다 높았다고 본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 투자 성과가 과거 10년간 흐름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우량주에 대한 장기 투자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한국의 경제구조와 글로벌 물가 동향 등을 고려할 때 예금금리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은행 예·적금과 주식으로 인한 수익 격차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은행은 돈을 빌리는 대가로 정해진 이자만 지급하지만 주식은 이자 이상으로 기대 수익률이 높은 대신 변동성과 손실 확률 등 위험이 더 크다"라며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와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 수혜를 누리는 과정에서 실적이 퀀텀 점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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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현금 가치를 떨어뜨리는 인플레이션 흐름 속에서는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보다는 주식에 몰리는 흐름이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상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CIO(최고투자책임자)는 "현재는 돈의 가치 하락에 대한 반사효과로 안전자산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자금이 이동되는 시기라 주식·부동산·귀전금속 등이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다"며 "AI(인공지능)로 기업의 급격한 생산성 향상 가능성, 정부의 주식시장 부양정책 지속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주식, 특히 한국 주식 투자가 유망"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