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상법개정안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은 국내 증시 상승세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한다. SK하이닉스(951,000원 ▲2,000 +0.21%) 등 주요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등 일찌감치 정책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에서 프리미엄으로 전환을 눈앞에 뒀다는 평가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목표다. 지난 20일 열렸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 올려 속전속결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옛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가 발의한 3차 상법개정안은 기업이 신규 취득한 자사주를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이미 보유 중인 자사주는 법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안에 소각을 의무화한다.
증권업계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국내 증시를 끌어올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46,600원 ▼2,400 -4.9%) 연구원은 "실적시즌을 거치며 주요 기업들이 배당확대·자사주 소각 등 정책에 호응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프리미엄으로 전환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2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발표하며 호평이 쏟아졌다. 이외에도 삼성물산(332,000원 ▲1,000 +0.3%), KB금융(168,700원 ▼100 -0.06%), 하나금융지주(129,100원 ▼2,200 -1.68%), 메리츠금융지주(140,400원 ▼5,800 -3.97%) 등이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신영증권(255,000원 ▲12,000 +4.94%), 부국증권(103,300원 ▲14,600 +16.46%) 등 주가도 움직인다. 이날 신영증권과 부국증권은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강세를 보였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등에 따르면 자사주 소각 공시는 지난해 378건, 올해는 지난 20일까지 82건에 달한다. 소각 예정 주식수는 지난해 5억6100만주, 올해 1억1900만주다. 올해 소각 규모는 이미 지난해 연간 수준의 21%에 이른다. 이런 추세라면 실제 법안 통과 이후 대기업과 금융주 위주로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이 더욱 활발해질 거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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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도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비해 자기주식 보고서 공시 강화(자사주 보유비중 1% 이상 기업 연 2회 공시),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EB) 발행 공시 강화 등 제반환경을 마련한 상태다.
자사주 소각에 이어 다음 단계로 스튜어드십코드 강화, 의무공개매수제 도입 등도 정치권에서 논의 중이다. K-자본시장 특위 소속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금융사의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를 위해 금감원에 이행여부를 보고하고 금감원은 이를 매년 평가해 공표·공시하도록 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법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으로 특별배임죄 폐지, 합리적 경영판단 면책 규정 등도 테이블 위에 올라온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