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꿈→20년집념 산물
모든부품 직접설계 고수해
연말 두바이서 정식서비스
미국선 FAA 4단계 진행중
기술·돈·개발력 모두 갖춰
최근 월스트리트에서 엔비디아나 테슬라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는 기업이 있다. 공중으로 이동하는 5인승 '드론택시'를 만드는 조비에비에이션(이하 조비)이다. 조비는 연말 두바이에서 드론택시의 유료 상업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할 계획이고 미국에서도 UAM(도심항공교통) 도입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비는 총 5단계인 미국 연방항공청(FAA) 인증과정 중 4단계에서 진전을 보인다고 한다. 4단계는 실제 비행기를 운항해 다양한 시험비행 데이터를 축적하는 면접 같은 과정이다. 5단계는 실제 검증하는 단계다. 여기까지 통과하면 TIA(Type Inspection Authorization)를 받아 상업운항이 가능하다. 생산인증과 운용인증도 받아야 한다.
깐깐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FAA 인증은 항상 지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만 백악관 행정명령으로 출범한 eIPP(eVTOL Integration Pilot Program)가 성능을 인정받은 기체설계 회사의 경우 인증완료 전에도 지정된 도시에서 시범운항을 할 수 있게 문을 열어준 점은 긍정적이다. 빠르면 올 연말 미국에서 조비의 드론택시를 예약해 이동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월가에서는 자율주행의 테슬라를 보듯 드론택시에서는 조비가 절대강자가 될 것이라고 본다. 다수의 드론택시업체가 자금부족으로 좌초된 데 반해 조비는 기술력, 자본력, 개발력이 모두 앞선다. 26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으며 토요타, SK텔레콤(지분율 2%, 1300억원), 우버, 델타항공, ANA, 메트로폴리스, 엔비디아, 사우디아라비아 민간항공국 및 국부펀드, 가민, 헥셀 등 글로벌 파트너십의 무게감이 다르다.
◇등하굣길 질퍽한 빗길에 미끄러지던 학생
1974년생으로 알려진 조비 창업자 조벤 비버트 CEO(최고경영자·사진)는 디자인에 올인하던 스티브 잡스나 로켓랩의 피터 벡처럼 편집증적인 천재성을 지녔다. 오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비가 오면 산길에서 미끄러지기 일쑤였는데 그런 등하굣길에 그는 하늘을 날아 학교에 가는 상상을 했다.
UC데이비스에서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스탠퍼드에서 기계공학 석사를 마친 그는 '조비'라는 회사를 만들어 문어발 삼각대라 불리는 고릴라포드로 대박을 쳤다. 수십 개의 볼 조인트를 연결해 자유자재로 구부러지는 고릴라포드는 전세계 사진가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6년 만든 '조비'는 조비에비에이션의 모태다. 비버트는 2009년 비행기를 만들기 위해 조비에비에이션을 별도로 설립했는데 막대한 돈이 필요하자 고릴라포드 등 카메라 액세서리사업 전체를 매각했다.
UC데이비스 대학 시절 비버트는 당시 수십 년 드론을 개발해온 폴 몰러 박사의 작업실에서 개발 중인 'M400 스카이카'라는 드론을 보고 경악했다. 너무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그는 "저건 기술적으로는 날 수 있을지 몰라도 사회적으로는 살 수 없는 물건"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모든 업체가 비행시간과 성능을 보장하기 위해 시끄러운 내연기관 엔진을 택하는 와중에 비버트는 조용한 전기모터를 골랐다. 커다란 프로펠러 하나가 엄청난 소음을 내며 도는 대신 작은 모터 여러 개가 천천히 도는 방식을 고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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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트의 편집증은 조비의 모든 기체 설계에 녹아 있다. 경쟁사들이 기존 항공부품을 사다 조립할 때 비버트는 모터, 인버터, 배터리팩, 심지어 탄소섬유 동체까지 직접 설계했다.
특히 6개의 프로펠러가 각각 다른 속도로 회전하며 소음을 상쇄하는 기술은 비버트가 20년간 깎아온 집념의 산물이다. FAA가 조비의 성능을 인정하는 이유도 이 기체가 '유기체'처럼 최적화돼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