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과 유사한 2026년, 사모신용발 경고음]③ 당국, 증권사 불러 점검

미국발 사모대출펀드(PDF) 위기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증권가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 금융당국이 투자·판매 점검에 돌입하면서 손실·제재 리스크가 현안으로 부상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증권사별 자료징구담당자(CPC)로부터 넘겨받은 투자현황 자료를 중점 검토하면서 사모대출펀드 관련 추가 질의를 진행했다. 증권사 임원진을 직접 불러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12곳의 해외 사모대출펀드 판매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7조원으로 전년 대비 23% 늘었다. 2023년 말(11조8000억원)에서 44% 증가한 규모다. 특히 개인 판매잔액은 지난해 말 4797억원으로 2년새 3배 이상 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중동사태 여파로 세계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펀드런(대량환매사태)'이 나타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해외 사모대출펀드 투자자는 장기간 돈을 묻어둘 기관이 주류여서 단기간에 환매요청이 폭증하긴 어렵지만, 블루아울처럼 환매창구를 닫는 운용사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시장 전반의 불안감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요 투자사로는 발행어음 조달액 가운데 약 1조5000억원을 블루아울의 상품에 투자한 한국투자증권이 거론된다. 삼성증권은 블랙스톤의 BCRED에 투자하는 신탁상품에 1500억원을 모집했다. 다만 한투증권은 블루아울의 상품군 가운데 자사가 고른 상품엔 환매중단이 발생하지 않았고, 삼성증권은 국내 투자자로부터 들어온 환매요청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로선 익스포저(위험노출)가 잘 보이지 않고, 일반투자자 판매금액도 적다"면서도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기에 미국 사모대출에 적신호가 켜졌으니 미리 대응하자는 차원에서 투자현황 등을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투자설명서 등 판매절차를 점검하라는 지시도 금감원의 주문에 포함됐다. 해외 사모대출펀드 상당수는 비상장사에 대출을 내주는 탓에 가치평가가 어려운데, 투자 위험도를 과소평가해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광고했다면 바로잡으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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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금감원은 해외에서 사모대출펀드 자금이탈이 나타나는 와중에 국내에서 관련 상품을 파는 게 맞는지에 대한 검토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판매중단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지희·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플레 우려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될 수 있겠지만, 시중 유동성 환경이 대체로 완화적"이라며 "일부 비우량 차입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에 단기적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겠지만, 금융시스템 전반의 불안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국내 영향에 대해선 "투자자에게 손실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고, 판매사는 불완전판매·배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면서도 "지난해 3분기 증권사 상위 12곳의 별도 자본 합계가 77조4000억원, 누적 순이익이 6조4000억원에 이르기 때문에 국내 판매잔액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규모"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