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긴급자금 조달 오리무중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출자에 대해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대책 없이 폐업 절차를 밟게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여당이 간담회를 열어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었지만 당장 자금을 조달하도록 압박할 수 있는 방안은 찾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들이 당장 조달해야 한다는 2000억원으로도 홈플러스의 회생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해 출자를 꺼리고 있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MBK-메리츠 경영진 간담회'와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간담회'를 열고 홈플러스의 긴급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간담회에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절차를 직권 폐지하면서 청산 기로에 놓인 상황이다. 청산 절차에 돌입할 경우 최우선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이 홈플러스 점포를 공모에 부쳐 담보권을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치권의 압박에도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 양사의 입장은 조율되지 않았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MBK와 메리츠금융 양쪽 다 지뢰를 많이 심어놨다"며 "두 회사가 회생절차로 가면 본인들이 얻을 이익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고 노골적으로 청산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법원이 요청한 2000억원 중 메리츠금융이 내놓기로 했던 1000억원 역시 조달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메리츠금융 측은 이날 간담회에서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보증서가 있어야 회계법인, 법무법인의 의견을 거쳐 에스크로(가상계좌)에 입금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의 보증만으로는 안 되고 재산이 수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김 회장의 보증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메리츠금융이 내놓는 자금이 1000억원이면 안 되고 2000억원은 돼야 하고, 이 경우에도 1000억원만 보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민병덕 의원은 양사가 추정한 담보물에 대한 가치 평가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폐점하기로 했던 점포 37개 중에 이제 3개가 매수인이 나타났고 이 중 2개의 매각가격은 1700억원 정도 된다고 한다"며 "일부를 긴급 운영자금으로 사용하는 것들에 대해 논의도 했는데, 최우선 변제권을 보유한 메리츠금융이 점포의 담보가치가 없을 것이라 평가한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민 의원은 또 "메리츠금융은 제1채권자로서 단 1원의 금액을 낸 적도 없다"며 "이쯤 되면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금융투자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 모두 2000억원으로 홈플러스가 살아날 수 없다는 점에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봤다. IB(투자은행) 업계 고위 관계자는 "2000억원을 조달하더라도 밀린 월급을 지불하고 공익채권 세금을 내면 자금은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라며 "원론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한 달에 5000억원은 투입해야 회생할 수 있다고 내부 추정한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한편 MBK파트너스에 기금을 위탁운용한 국민연금이 모든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MBK파트너스의 사모펀드는 총 11개로 이 중 2개에서는 자금을 회수했고, 금융감독원 제재가 확정되면 일부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민주당은 추정하고 있다. 나머지 펀드 자금에 대해선 해당 펀드의 기관투자자(LP) 동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