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고점이 멀지 않았다는 우려가 시작되며 주가가 고점대비 30~40% 가량 하락하며 큰 조정을 받고 있다. 메모리 수요는 여전히 폭발적이고 AI(인공지능) 투자도 이어지고 있지만 하반기부터 메모리 가격 상승 추세는 둔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리포트가 나오기 시작했고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실적 전망치 하향과 '중립' 투자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13일 SK하이닉스는 전거래일 대비 15.4% 하락한 18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기록한 52주 최고가 대비 38.2%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10.7% 내린 25만4500원에 마감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 피크 아웃(정점통과)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증권가에서도 이같은 시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60조4000억원, 매출액은 80조9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컨센서스인 65조원을 8% 하회하는 수준이다. 반도체 장기공급계약(LTA) 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TA를 바탕으로 가격 가정을 현실화했다"면서도 "LTA 확대로 실적 변동성이 낮아지고 높은 수익성이 유지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서 8일 BNK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85만원을 제시한 리포트를 내놔 화제가 됐다. 투자의견은 '보유' 즉 '중립'을 제시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15.4% 급락해 184만5000원을 기록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향후 AI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현재 반도체 실적 전망과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수요 모멘텀이 둔화하고 있다"며 "연말 이후 실적 모멘텀도 꺾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도 나왔다. 키움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가를 기존 43만원에서 3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EPS(주당순이익) 전망도 4만3854원에서 4만3029원으로 소폭 낮췄다. 부품 가격 상승으로 PC, 스마트폰 등의 판매 가격 인상이 본격화되고 이는 수요 감소로 이어지며 메모리 구매가 감소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률은 기대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과거 반도체 사이클에 따라 주가가 예상 고점을 선반영했던 터라 이번 역시 수요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업황 호조가 유지되고 있고 실적 컨센서스 상향도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수요가 만든 반도체 사이클은 2023년 4월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이어져 오며 상반기 주가가 상승하고 하반기 AI투자 우려가 확대돼 왔다"며 "실제 펀더멘털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2027년까지 컨센서스는 추가 상향이 유력하다"며 "7월 말 양 사의 실적 컨퍼런스 이후 8월 추세 랠리 재개를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