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63,000,000,000,000원' 사고판 개미...'단타'로 변동성 불 지폈다

'9,763,000,000,000,000원' 사고판 개미...'단타'로 변동성 불 지폈다

김경렬 기자, 방윤영 기자
2026.08.0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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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K증시 흔드는 3중 쏠림 (下)

[편집자주]  국내 증시가 오르는 날에도, 내리는 날에도 유난히 크게 흔들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의 종목 쏠림, 이 두 종목을 담은 ETF로의 상품 쏠림 그리고 유독 높은 개인투자자 비중이라는 수급 쏠림이 맞물리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진단이다.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는 1년 전 20대에서 올해 80대까지 치솟았고,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도 양대 시장에서 85차례 발동됐다. '3중 쏠림'의 구조를 종목·상품·수급 세 갈래로 나눠 짚어보고, 시장 변동성을 낮출 해법도 함께 모색했다.

레버리지 ETF의 강제 매매…수급은 개인과 기관 혼선

올들어 코스피 수급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그래픽=최헌정
올들어 코스피 수급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그래픽=최헌정

ETF(상장지수펀드)가 상장한 후 개인으로 수급 쏠림이 심화했다. 코스피는 가뜩이나 해외 주요 시장 대비 개인 비중이 높은데 이런 상품들이 시장 시가총액의 절반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자하면서 개인의 단기매매 성향이 ETF를 거쳐 지수 변동성으로 전달됐다. 투자자별 수급 지표만으로 실제 자금의 주체와 성격을 파악하기도 어려워졌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들은 총 9763조5435억원어치(매수·매도 합산 거래대금) 주식을 거래했다. 올들어 개인 거래대금이 가장 컸던 때는 지난 6월 1일로 개인은 하루만에 167조7745억원어치 주식을 사고팔았다.

이 기간 코스피에서 개인의 거래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 평균 58.4%. 해당 비중은 지난 4월 6일에 69%로 올들어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국 SIFMA(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개인의 주식 거래량(2024년 주식 수 기준)은 전체 시장 거래량의 17.9%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의 경우 개인은 저가주와 소형주를 주로 거래하고 대형 주문은 자산운용사가 대신 투자해주는 뮤추얼펀드를 통해 사고파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현지 시장에서 개인의 거래대금은 거래량보다 더 낮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국 증시에 비하면 국내 코스피의 개인 거래대금 비중이 약 40%포인트(P) 이상 높은 셈이다.

개인 거래대금은 주식형 ETF로 더욱 확대됐다. 이어 지난 5월 27일 단일종목레버리지와 단일종목인버스 ETF 상품 14개가 상장 출시하면서 개인 투자자금을 빨아들였다. 자본시장포커스에 따르면 지난 6월 19일 레버리지 ETF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8조2000억원, 인버스 ETF는 3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레버리지·인버스 ETF 14개 종목의 거래대금은 상장 후 10거래일 만에 전체 ETF 거래대금의 비중 30%를 넘겼다.

문제는 개인의 단기 매매 성향이 ETF를 통해 시장 전체의 변동성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개인의 ETF 자금이 금융투자 매수 형태로 대형주에 유입되면서 개인의 단기매매 성향이 대형주와 지수 변동성으로 전달된 것이다. 실제로 최근 증시가 급락하면서 검은 목요일로 불렸던 지난달 30일 위탁매매미수금은 1조7249억원을 기록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8.6%로 올 들어 역대 4번째로 높았다.

업계에선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숏감마형 리밸런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다. 숏감마란 옵션거래에서 기초자산이 변동하면 헤지 물량이 늘어나는 구조를 뜻한다.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하면 매수, 하락하면 매도하면서 개인 거래대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식형 ETF 순자산 가운데 코스피200 계열이 절반에 가깝고 업종·테마 ETF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편입 비중이 높아 상품이 수급 쏠림에 영향을 준 격"이라며 "MTS, HTS로 개인의 증시 접근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연기금 비중은 낮고 개인들의 단타 거래(단기매매)로 인한 자금 회전율이 높아 시장이 불안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레버리지 ETF 보완·장기 기관투자자 확대…증시 변동성 낮출까

주식시장 변동성 관리 방안/그래픽=윤선정
주식시장 변동성 관리 방안/그래픽=윤선정

주식시장 변동성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일시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국내 장기 기관투자자 기반 확대, 변동성완화장치(VI) 발동 기준 재설계, 특정 종목과 섹터에 편중되지 않은 비중제한 지수 활용 등이 거론된다. 자연스러운 가격 조정은 관여하지 않되 쏠림과 왜곡 등 단기적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방안이다.

더불어 시장 변동성을 키운 요인 중 하나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의 보완책 시행 이후 시장 변동성이 잦아들지도 관심이 모인다. 지난달 31일 기본예탁금 상향 조치 첫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거래대금은 전일 대비 4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는데, 이 효과가 앞으로도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연구보고서에서 주식시장 변동성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김준석·장근혁 선임연구위원은 "주가 변동성은 기업의 가치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특성이나 기업의 본질 가치 변화와 무관한 변동성은 주식시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며 "주식시장 변동성 관리는 쏠림과 왜곡에 따른 불필요한 단기적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국내 장기 기관투자자 기반을 넓히는 방안이 거론된다. 안정적인 투자자 기반과 자금 유출입 구조를 만들자는 취지다. 장기 기관투자자는 목표 자산배분 비중을 유지하려는 특성상 상승기에는 비중 축소를 위해 매도하고, 하락기에는 비중 확대를 위해 매수하는 역(逆)추세추종적 성격을 보인다. 이런 매매 구조 자체가 주가 변동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변동성완화장치를 재설계하는 방안도 나온다. 모든 종목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면 너무 자주 발동되거나, 반대로 제때 발동하지 않아 가격 급변을 제어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다. 따라서 유동성·변동성 수준을 고려해 발동 기준을 정교하게 짜야 한다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 개별종목 단위로, 영국은 유동성 수준을 고려해 종목군별로 나눠 발동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매매를 중단하는 변동성 완화장치는 동적·정적으로 두 가지로 나뉜다. 현재 동적VI는 코스피200 종목에 대해 직전 체결가 대비 ±3%, 이외의 종목에 대해서는 ±6% 이상이면 발동한다. 정적VI는 모든 종목에 대해 전일 종가 대비 ±10% 기준이 적용된다.

이 외에도 기관투자자의 리밸런싱 같은 대규모 주문이 가격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한 '대량매매 플랫폼' 활용, 개별 종목·섹터 비중을 제한한 주가지수 활용 방안 등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는 우려가 제기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점검·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미 지난달 31일 기본예탁금을 현금으로만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정부의 대책이 시행되면서 거래대금은 전일 대비 4분의1 수준으로 축소됐다.

코스콤에 따르면 이날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목의 거래대금은 3조543억원으로 전일 대비 75% 감소했다. 개인투자자는 1조96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 5월27일 상장 당시 16종목 시가총액은 4조4000억원에서 지난달 15일 기준 11조9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거래대금은 10조4000억원에서 13조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는데 대책 시행 하루 만에 투자수요가 대폭 줄었다.

더불어 정부가 투자한도 설정, 고빈도 투자자에 징벌적 거래비용 추가 등 투자 수요를 더 옥죄는 2차 대책까지 발표한 만큼 업계에선 수요 억제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이런 조치가 시장 변동성 완화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근본적 의문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변동성은 반도체주 쏠림,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변동성 등이 주요인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가 줄어든다고 우리 주식시장 변동성이 완화된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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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렬 기자

안녕하세요. 증권부 김경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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