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풍선 형태..중공형 실리카로 자외선만 산란…백탁·거친 사용감 잡았다
-나노 아닌 마이크로 입자로 안전성 논란 비켜가…특허 출원·등록 완료
-상용화 테스트 착수, SPF·PA 향상 확인…디스플레이 등 전자소재 확장도 추진
화장품 소재 전문기업 엔에프씨(7,080원 ▼180 -2.48%)가 썬크림의 오랜 숙제였던 백탁 현상을 잡을 차세대 자외선 차단 소재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물처럼 맑으면서도 자외선을 보다 효과적으로 막는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3일 엔에프씨는 높은 자외선 차단력을 유지하면서도 투명성이 우수해 백탁 현상이 없는 차세대 무기(Inorganic) 자외선 차단 소재를 개발하고 상용화 테스트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술의 특허 출원과 등록은 이미 완료된 상태다.
엔에프씨 소재연구소에 따르면 이 소재는 내부가 비어있는 유리구슬 형태의 실리카(Hollow type silica) 소재다. 현재 주력으로 쓰이는 유기·무기 자외선 차단 소재의 단점을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세계적으로도 선례를 찾기 어려운 획기적 기술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개발된 소재의 핵심은 입자의 속을 비운 중공(中空) 구조다. 엔에프씨 소재연구소는 다년간의 연구 끝에 환경친화적 원료를 활용한 중공형 실리카 입자 합성 기술과, 이들 입자의 자가조립을 유도해 규칙적인 3차원 구조를 형성하는 마이크로 콜로이도좀 합성 기술을 확보했다.
이 기술은 수 나노미터 수준에서 중공 크기와 입자 크기, 콜로이도좀 구조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외선 영역의 빛만 선택적으로 산란시켜 차단하는 동시에, 굴절률 조절로 높은 투명성을 확보한다. 물질의 구조적 배열로 특정 파장의 빛을 선택적으로 반사·산란시키는 광자결정(Photonic Crystal) 원리를 활용한 것이다. 색소 없이 구조만으로 영롱한 빛깔을 내는 모르포 나비의 날개나 오팔 보석과 같은 원리다.
안전성 설계도 눈에 띈다. 기존 업계는 무기 차단제의 백탁을 줄이기 위해 입자를 나노 크기로 잘게 쪼개는 방식을 택해왔다. 그러나 이 경우 나노물질 표기 의무 등 각국의 규제와 소비자 불안이 뒤따랐다. 엔에프씨 소재는 나노입자가 아닌 마이크로 크기의 콜로이도좀 구조로 구현돼 나노입자 관련 안전성 우려에서 원천적으로 비켜나 있다.
자외선 차단 소재 시장은 수십 년째 양자택일 구조였다. 널리 사용되는 무기 소재인 이산화티타늄과 산화아연은 높은 굴절률 탓에 피부가 하얗게 뜨는 백탁 현상이 발생하고 화장품 적용 시 사용감이 거칠다. 반면 유기 소재는 투명하지만 환경 유해성과 낮은 광안정성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두 진영의 한계를 동시에 보완할 새로운 소재 기술에 대한 요구가 커져온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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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글로벌 원료업계에서는 백탁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표준화 논의가 진행될 만큼 백탁이 소비자 불만의 핵심으로 꼽힌다. 신규 소재 진입장벽도 높다. 미국 FDA가 올해 승인한 신규 자외선 차단 성분은 1999년 이후 27년 만의 첫 사례였을 정도다. 기존 승인 성분과 함께 처방돼 차단력과 투명성을 끌어올리는 소재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는 배경이다.
개발된 소재는 기존 무기 차단제의 백탁과 거친 사용감을 개선하는 동시에, 유기 소재의 환경 유해성과 낮은 광안정성 한계까지 극복할 가능성을 갖췄다. 기존 무기·유기 자외선 차단 소재의 단점을 종합적으로 극복할 파급력을 지닌 차세대 소재로 기대되는 이유다.
시장 전망도 밝다. 자외선은 WHO(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피부암, 피부노화, 색소침착 등 유해성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오존층 파괴로 자외선 총량이 늘면서 선케어 시장의 성장세는 갈수록 가팔라지는 추세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이그젝티튜드 컨설턴시(EXACTITUDE CONSULTANCY)는 2030년까지 글로벌 선케어 시장 규모를 약 247억달러(약 34조1000억원)로 추정했다. 특히 자외선 차단 소재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 복수의 시장조사기관이 제시한 글로벌 선케어용 UV 필터 시장 규모는 약 8억~14억달러로, 향후 연평균 6~8% 성장이 전망된다. K-뷰티 썬크림이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수출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국산 차세대 차단 소재가 상용화되면 K-선케어 밸류체인 전반으로 낙수효과가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성능 검증도 첫 관문을 통과했다. 엔에프씨는 이번 차세대 무기소재를 적용한 자외선 차단 화장품의 자외선 측정 수치(SPF, PA) 확인 결과 차단력 향상은 물론 우수한 투명성과 매끄러운 사용감을 확인했다. 회사는 향후 피부임상시험 등을 통해 소재의 가능성을 계속 검증하며 부족한 점을 보완할 예정이다.
확장성도 주목된다. 엔에프씨는 이 소재의 고유한 광학 특성을 활용해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전자소재 분야로의 응용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화장품 원료를 넘어 광학 소재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의미다.
엔에프씨는 원료소재와 제형기술을 기반으로 스킨케어·클렌징 등 완제품 ODM/OEM을 제공하는 화장품 전문기업이다. 소재–제형–양산까지 전 과정을 내재화해 빠른 개발 속도와 안정적 품질, 합리적 원가를 동시에 구현한다. 글로벌 인디부터 메이저 브랜드까지 고객사 스펙트럼을 확장하며 K-뷰티 공급망의 기술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