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에프씨, 세계첫 유산균 PDRN 북미 대형브랜드에 납품시작

엔에프씨, 세계첫 유산균 PDRN 북미 대형브랜드에 납품시작

반준환 기자
2026.09.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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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초 유산균 발효 PDRN 'LACTO-PDRN'…연어정소 대체하는 비건 소재
- 지난해 NDA 체결한 북미 브랜드, 핵심성분 채택 신제품 출시·판매 개시
- 글로벌 PDRN 스킨케어 시장 연 9.7% 성장…아마존 PDRN 제품 반년새 3배
- 반기 매출 490억 '역대 최대'…메리츠 "올해 매출 950억·영업이익 171억" 전망

화장품 원료기업 엔에프씨(6,670원 ▼230 -3.33%)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유산균 유래 발효 PDRN 소재가 북미 지역 대형 화장품 브랜드사의 제품에 정식 채택된 것으로 확인됐다. PDRN은 피부재생에 탁월한 효과를 지닌 물질이나 합성이 어려워 기존에는 연어정소 유래 물질을 써왔다. PDRN은 연골재생 물질로도 유명하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엔에프씨가 지난해 NDA(비밀유지계약)를 체결하고 공동 연구개발(R&D)을 진행해 온 북미 지역 대형 브랜드사 중 한 곳이 LACTO-PDRN을 핵심 성분으로 채택한 신제품을 정식 출시해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엔에프씨는 지난해 4월부터 북미 지역 복수의 글로벌 브랜드사 및 제조사와 NDA를 맺고 협업을 진행해 왔다. 1년여 만에 실제 제품 출시라는 결실이 나온 것이다.

연어 대신 유산균…'제3세대 PDRN'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은 DNA 조각으로 이뤄진 재생 물질이다. 손상된 세포의 회복을 돕고 콜라겐 생성을 촉진한다. 원래는 의약품 원료였다. 상처 치유제와 무릎 관절염 주사제로 쓰였다. 피부과에서 흔히 말하는 '연어주사'가 바로 이 PDRN을 피부에 직접 주입하는 시술이다. 이 시술 성분이 세럼과 크림 같은 일상 화장품으로 내려온 것이 최근 글로벌 뷰티 시장의 가장 큰 흐름 중 하나다.

문제는 원료 확보다. PDRN은 화학적으로 합성하기 어렵다. 지금까지는 연어의 정소에서 DNA를 추출해 사용했다. 동물성 원료이기 때문에 비건 화장품에는 쓸 수 없다. 단백질 잔여물로 인한 알레르기 우려도 있다. 어획 시기와 개체에 따라 품질이 달라 대량 생산 시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꼽혀왔다.

엔에프씨의 LACTO-PDRN은 이 문제를 발효 기술로 풀었다. 유산균(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을 배양해 발효하고, 균체의 DNA를 짧은 조각으로 분해해 PDRN을 얻는 방식이다. 연어에서 추출한 것이 1세대, 식물 유래가 2세대라면 유산균 발효 PDRN은 3세대로 분류된다. 100% 비동물성이어서 비건 인증 화장품에 사용할 수 있다. 발효 탱크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품질 편차가 적고 공급량 조절이 자유롭다. 저분자 DNA 구조로 피부 흡수율과 생체 이용률도 기존 소재보다 높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임상에서 피부 탄력과 주름, 윤기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북미 대형 브랜드가 이 소재를 '핵심 성분'으로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의미가 크다. 북미 뷰티 시장은 클린뷰티와 비건 트렌드가 가장 강한 지역이다. 연어 유래 PDRN을 쓰고 싶어도 브랜드 철학상 쓸 수 없던 브랜드들에게 유산균 PDRN은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다.

이와 관련해 엔에프씨 관계자는 "계약상의 NDA 조항에 따라 구체적인 브랜드명과 제품명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해당 브랜드사에 우리의 유산균 유래 발효 PDRN 소재가 공급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PDRN 시장 연 9.7% 성장…아마존 PDRN 제품 반년새 233% 증가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FMI)에 따르면 글로벌 PDRN 스킨케어 시장은 2025년 3억2120만 달러(약 4400억원)에서 2035년 8억1140만 달러(약 1조12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 9.7%다. 이 가운데 북미 시장 비중은 23.2%로 단일 국가 기준 최대 시장이다.

주목할 대목은 원료 구성이다. FMI는 2025년 기준 PDRN 시장의 72.3%를 연어 유래 원료가 차지하고 있으며, 발효·합성 등 대체 원료가 비건·할랄 수요를 타고 빠르게 비중을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엔에프씨가 선점한 자리가 바로 이 대체 원료 시장이다.

소비 현장의 숫자는 더 가파르다. 뷰티 데이터 분석업체 트렌디어에 따르면 미국 아마존에 등록된 PDRN 스킨케어 제품 수는 2025년 8월 12개에서 2026년 2월 40개로 반년 만에 233%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올리브영의 PDRN 제품은 147개에서 210개로 42.8% 증가해 엑소좀(34.4%), 스피큘(28.0%) 등 다른 시술 성분을 압도했다. 국내 뷰티 플랫폼 화해에서는 PDRN 검색량이 2025년 1월 대비 10월 5.7배로 뛰었다.

업계는 PDRN이 2026년 글로벌 뷰티 핵심 트렌드 성분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본다. 한국에서 출발한 '연어주사' 열풍이 K뷰티를 타고 미국으로 건너갔고, 이제 현지 대형 브랜드가 직접 PDRN 제품을 내놓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반기 매출 490억 '역대 최대'…원료 매출 본격 반영은 하반기부터

엔에프씨의 실적은 이미 상승 궤도에 올라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은 4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7% 늘었다. 영업이익은 90억원으로 101% 증가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지난해 4분기에도 매출 253억원(전년비 224% 증가), 영업이익 51억원을 기록했다. 이퀄베리, 셀리맥스 등 주요 고객사의 히트 제품이 아마존 등 글로벌 채널에서 판매를 늘리면서 ODM 물량이 급증한 결과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3월 엔에프씨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신규 제시하며 2026년 연간 매출 950억원(전년비 33% 증가), 영업이익 171억원(영업이익률 18%)을 전망했다. 메이저 고객사의 신제품 품목 확대와 글로벌 판매 지역 확장, 신규 고객사 문의 증가를 근거로 들었다. 원료업체가 ODM에 진출한 만큼 기술 역량과 규제 등록 노하우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이번 북미 브랜드 채택은 이 전망치에 반영되지 않은 추가 요인이다. 화장품 원료는 ODM 완제품보다 통상 마진이 높은 구조다. 특히 LACTO-PDRN처럼 대체재가 없는 독점 소재는 가격 협상력이 강하다. 대형 브랜드는 통상 초도 물량 이후 판매 추이를 보며 재발주를 늘리고, 라인업을 확장할 때 같은 성분을 다른 제품에도 적용한다. 한 제품에 채택되면 세럼, 크림, 마스크 등으로 확산되는 구조다.

엔에프씨는 이번에 출시된 브랜드 외에도 북미 지역 복수의 브랜드사와 체결한 NDA를 기반으로 후속 제품 개발이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복수의 파트너사와 공동 R&D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르면 연내 추가 브랜드의 제품 출시 소식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엔에프씨는 ODM 성장으로 실적 체력을 키운 상태에서 원료 사업에서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한 셈"이라며 "북미 대형 브랜드 채택 실적은 유럽과 일본 등 다른 지역 브랜드와의 협상에서도 강력한 레퍼런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에프씨는 이번 정식 출시를 전환점으로 북미는 물론 유럽 등 해외 주요 시장으로 협업 논의를 확대할 계획이다. 적용 범위도 화장품에 그치지 않는다. PDRN은 원래 상처 치유와 관절 재생에 쓰이던 의약 성분이다. 피부과 클리닉과 프리미엄 에스테틱, 헬스케어 영역에서도 비건 PDRN에 대한 수요가 있다.

엔에프씨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원료가 글로벌 메이저 브랜드의 정식 제품으로 출시됐다는 것은 LACTO-PDRN의 기술력과 시장성이 검증됐다는 의미"라며 "화장품을 넘어 피부과 클리닉, 프리미엄 에스테틱, 헬스케어 영역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 LACTO-PDRN을 차세대 바이오 소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엔에프씨 본사전경/사진제공=엔에프씨
엔에프씨 본사전경/사진제공=엔에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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