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구글이 '안드로이드마켓' 한국계정에서 게임카테고리를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사전 심의에서 등급을 받아야 하는 게임법을 따를 수 없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타국 계정에 '미심의' 게임을 올리고, 다운로드받고 있다. 다만 언어나 결제 등 이용환경이 불편할 뿐이다. 심의를 통해 등급을 정하는 게임법은 청소년의 유해정보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윤리적 명분에서 출발했지만 결과적으로 무력화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벌어진 구글의 '제한적 본인확인제 적용 거부' 사건도 국내법이 글로벌 흐름과 충돌해 유명무실하게 된 사안이다. 지난해 초 구글은 유튜브 국내사이트를 폐쇄했다. 전년 마지막 3개월 평균 방문자수가 10만명을 넘으면 게시판에 대해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적용해야 하는 정보통신망법을 따를 수 없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때도 네티즌들은 계정을 타국으로 바꿔 동영상을 올리고 댓글을 달았다. 이른바 '한국 네티즌의 망명'이 속속 이어졌고, 덕분에 유튜브 한국 이용자는 더 늘어났다.
제한적 본인확인제의 모순은 스마트폰 활성화를 계기로 더 극명해졌다. 국내에 공급된 구글 OS 기반의 '모토로이'에서는 유튜브 업로드 기능이 없다. 하지만 언어를 '영어'로 선택하는 편법을 쓰면 된다. 구글은 "방통위가 웹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국내에 출시되는 모든 '안드로이드폰'에 이 정책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아이폰'은 계정을 바꾸지 않고 바로 업로드가 가능하다. '아이폰'용 유튜브 앱의 특성 때문이다. 물론 동영상을 올리는 사이트는 유튜브닷컴이다.
방통위는 "서버가 외국에 있기 때문에 법 적용대상이 아니다"라고 하지만 듣는 이가 무색하다. 한국인이 사실상 이용함에도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적용할 수 없다면, 이 법은 이미 사문화된 법이 아닌가. 더군다나 유선, 특히 국내 인터넷사이트와 형평성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한때는 시장보호와 국내 산업 육성, 혹은 한국적 특수성이라는 이유가 통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이런 국내법들은 새로운 기술흐름과 문화 속에서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좌충우돌하고 있다. 최근 들어 "모바일강국 코리아!"를 경쟁적으로 외치는 정부당국자들이 답을 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