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남표 KAIST 총장이 우여곡절 끝에 14대 총장으로 연임에 성공했고, 14일 취임했다.
서 총장은 연임에 성공한 직후 '소통'을 강조했다. 취임식에서도 "더 겸허하게 여러분들과 대화하고 소통할 것이며, 대내외적으로 많은 분들의 목소리에 더 세심하게 귀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연임을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있었다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총장 선임 이후 과감한 개혁, 이를 통한 KAIST의 경쟁력 강화, 다수의 기부 유치 등 많은 성과를 낸 서 총장이지만 연임은 순탄치 않았다. 학생들과 교수들, 그리고 교직원 중 상당수가 연임에 반대했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KAIST를 관리, 감독하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도 소통 부재의 리더십을 문제삼아 서 총장의 연임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남표식 개혁이 낳은 부작용이었다. 13대 임기동안 정년보장 심사를 강화해 교수들을 긴장시켰고, 100% 영어 강의, 학점이 낮은 학생에게 등록금을 징수하는 제도 등을 도입했다. 결과는 KAIST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면서 외부에는 성공적인 개혁으로 비춰졌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독재'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소통 부재로 인해 안게 된 폭탄이 연임과정에서 도화선에 불이 붙은 것이다.
문제는 내부적인 갈등, 교과부와의 마찰 등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채 서 총장이 연임됐다는 것이다. 서 총장 연임으로 불붙은 도화선은 잘라냈지만 폭탄의 뇌관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당장 교과부에서는 이번 문제를 키우고, 교과부 생각과는 반대의 결과를 낳게 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더 큰 우려는 정부와 KAIST 총장의 마찰로 인해 KAIST가 제 역할을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KAIST가 추진하는 국가 연구과제 수행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연임과정에서 불거진 온라인 전기차와 모바일 하버 사업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다.
결국 폭탄의 뇌관은 서 총장이 제거해야 한다. 물론 KAIST의 경쟁력을 키우는 개혁이 중단돼서는 안된다. 하지만 개혁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도 최소화해야 한다. '소통부재의 독재자'인 13대 총장이, '소통의 개혁자'인 14대 총장으로 불리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