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류사이트 '숨피닷컴' 조이스김 CEO

"미국에서 한국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현지에서 한국남자들에 대한 호감도 높아졌어요. 아무래도 숨피닷컴 회원의 대부분이 여성이어서 그런 거같아요. 한국드라마가 생각보다 미국에서 정말 인기가 많아요."
서툰 한국말로 대뜸 한국드라마 예찬론을 늘어놓는 이 사람은 미국의 한류사이트 숨피닷컴(Soompi.com)에서 2009년 2월부터 전업 CEO로 일하는 조이스 김씨(32)다.
숨피닷컴은 국내에선 다소 낯선 사이트지만 현지에서는 월 방문자가 120만명에 달할 정도로 꽤 인지도가 높은 곳이다. 원래 98년 재미교포 수잔 강씨가 개인사이트로 문을 연 숨피닷컴은 한국드라마와 음악 등을 소개하고 회원들과 의견을 나누는 사랑방 같은 역할을 했다.
재미교포로 15세 때 코넬대학에 조기 입학해 역사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와 컬럼비아 법대를 거쳐 변호사로 활동한 그가 이곳에 합류한 것은 2006년부터다. 숨피닷컴의 출발은 분명 재미교포를 위해서였지만 지금은 회원의 상당수가 외국인이다.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계 사람들을 비롯해 미국·유럽회원들도 포진해 있다. 이들은 한국어에도 상당한 관심을 드러내며 직접 드라마의 자막을 제작하는 등 열의를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 드라마가 방영되면 회원들이 거의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3일 정도 지나면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자막을 제작해 공유하고 있어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은 채팅을 하면서 의견을 교환하기도 해요."
최근 숨피닷컴 회원들이 가장 열광한 한국드라마는 '성균관스캔들'. 얼마전 종영한 이 드라마는 사극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사극에 나오는 어려운 대사는 회원들이 직접 '공부'하면서 시청했다는 것이다. '미남이시네요' '꽃보다 남자' 등도 숨피닷컴 회원들에게 사랑받은 드라마다.
사실 외국인들은 한국드라마를 방송사 사이트에서 '다시보기'로 시청하기 어렵다. 회원가입이나 결제가 벽이다. 때문에 숨피닷컴 회원들은 대부분 본의아니게 불법으로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다는 것. 조이스 김도 모 방송사 사이트에 가입하기 위해 본인의 가입정보를 팩스로까지 전송했지만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 심지어 담당자에게 e메일을 보내 회원가입을 요청했지만 간단한 답변조차 들을 수 없었다고 한다.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외국인들은 이같은 노력도 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피닷컴 회원들 가운데는 자발적인 '한류 전도사'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조이스김을 설레게 한다. "숨피닷컴이 없어지면 미국내 한류사이트가 없어지는 것이기에 잘 만들고 싶어요." 식을 줄 모르는 그의 열정은 한때 국내를 강타한 '미드(미국드라마) 열풍'처럼 미국내 '한국드라마 열풍'의 불씨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