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통신위원회가 놀아나는 것 같은 인상이 있다."(김충식 상임위원) "사업준비 하다보면 잘 못 맞춘다. 유연성을 주도록 하자."(신용섭 상임위원)
지난 22일 방통위 전체회의. 종합편성채널사업자(종편PP) 매일방송의 보도채널 폐업일 연장을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방통위는 지난 5월 6일 '매일방송의 종편PP 승인장 교부신청'을 의결했다. 당시 매일방송은 '오는 9월30일 보도채널(MBN)을 폐업하고 10월1일부터 종편을 시작하겠다'는 승인장 교부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매일방송은 보도 폐업일을 12월31일로 연기해줄 것을 방통위에 다시 요청했다. 그리고 방통위가 이를 승인했다.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 방통위가 시작도 하지 않은 종편PP에 휘둘려 스스로 의결사항을 뒤집는 꼴이 됐기 때문이다. 김준상 방송정책국장은 "폐업 일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한 사업자가 두개(종편,보도) 채널을 동시 소유하지 않게 하는 게 정책목표"라며 이번 결정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일부 위원도 준비 덜된 종편을 강행하면 방송산업에 해가 된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이는 승인당시 실제 폐업과 방송개시 일정이 가능한지 여부를 꼼꼼히 체크했어야 할 일이다.
매일방송은 보도 폐업을 늦춤으로써 방송통신발전기금(기금) 출연을 미룰 수 있게 됐다. 현재 다른 종편·보도PP는 기금을 출연했다. 기금은 승인장 교부 후 3개월 내 납부하게 돼있다. 종편이 내는 방송기금은 100억원. 매일방송은 기금을 늦게 낼수록 이자 등 다른 사업자에 비해 이익을 본다.
더군다나 모든 종편과 보도PP는 방송 개시를 앞두고 '채널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매일방송이 기존 MBN이 사용하던 채널을 그대로 승계하기 위해 얼마나 안간힘을 쓰는지는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 경쟁진영에서 "MBN 폐업을 최대한 늦춰 해당 채널을 매일방송으로 그대로 승계하기 위한 술수"라고 꼬집는 이유다.
방통상임위는 "매일방송이 종편 개시 1개월 이상 전 보도를 폐업하고 종편 개시를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는 주문을 의결에 덧붙였다. '최대한', '노력', '강력한' 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는 '권고' 앞에 무색하다. 여당 추천 위원은 물론 반대 목소리를 높인 야당 추천 위원들의 행동 또한 종편·보도PP에 휘둘린다는 오해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