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투자를 제의해오는 곳이 있었는데 중국업체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최근 만난 한 모바일게임 개발자에 들은 이야기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성공을 거둔 이 개발자에게 중국 자본이 손을 건넨 것이다. 실제로 이 개발자는 중국 투자를 받아들였다. 연간 매출액을 뛰어넘는 수준의 거금이었다. 개발자금이 필요했던 회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규모가 좀 더 큰 회사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1위 게임사인 텐센트는 지난해 국내 7개 게임사에 총 184억원을 투자했다. 레드덕, 호프아일랜드 등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개발사가 대상이었다. 텐센트는 국내 게임업체에 대한 투자를 위해 펀드까지 조성했다.
이처럼 국내 게임산업에 유입되는 중국 자본이 갈수록 늘고 있다.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상전벽해'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다. 10여년 전 한국 게임을 모방하는 데 급급했던 중국 게임업체들이 오히려 주요 투자자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국 게임업체들이 성장한 것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불편한 진실'이 많다.
한국이 온라인게임 종주국의 지위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개별 업체들의 노력과 함께 외부적인 도움도 컸다. 2000년대 초중반 벤처캐피탈들은 국내 게임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정부도 벤처 지원금의 형태로 일정 금액을 게임사에 건넸다. 중소 게임사들이 안정적으로 게임 개발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3~4년 전 정부는 지원금 지급을 중단됐다. 벤처캐피탈의 게임사에 대한 투자도 편향적이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게임사로 투자가 몰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소규모 게임사들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결국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중국 게임사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 세계 온라인게임 산업 규모에서 중국이 한국을 추월한 지 벌써 3년이 됐다. 더이상 한국을 온라인게임의 종주국으로 부르기도 민망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나마 철옹성처럼 지켰던 국내 시장까지 내줄지도 모른다. 중국은 '영리'하게도 국내 게임산업의 버팀목인 소규모 개발사들을 이미 포섭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