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통신사 '주파수 전략부재'도 문제다

[기자수첩]통신사 '주파수 전략부재'도 문제다

성연광 기자
2011.09.01 05:00

국내 첫 시행된 주파수 경매가 지난 29일 마무리됐다. 통신업계는 정부 탓을 한다. 정부가 추가 주파수 확보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은 채 경매를 강행해 과열됐다는 것이다.

일리있다. 하지만 국내 기간통신사업자를 대표한다는 이들은 정부 탓을 하기 전 반성부터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걸친 주파수 할당에서 통신사들은 '중장기 주파수 전략 부재'를 여실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KT(60,900원 ▲400 +0.66%)는 지난해 4세대(4G) 투자 목적으로 900MHz 주파수를 할당받았다. 그러나 올해 정작 1.8GHz 대역에서 롱텀에볼루션(LTE)을 상용화하기로 결정했다. 향후 수요가 늘 경우 800MHz와 900MHz 대역을 사용하겠다지만 상당기간 '놀리는 주파수'로 남을 공산이 크다. 더군다나 이미 비용은 지불되고 있다.

SK텔레콤(95,100원 ▼500 -0.52%)LG유플러스(15,840원 ▼210 -1.31%)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단확보하고 보자, 타 사업자가 가져가는 꼴을 못본다'는 심리가 적지 않게 작용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통신업계가 앞뒤 가리지 않고 내놨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주파수 경쟁을 촉발시킨 주된 원인이었다는 점은 사업자들이 일찌감치 인정한 사실이다.

'주파수는 곧 자산'이니 가능한 확보할 수 있을 때 많이 확보하고자 하는 정책을 이해할 수 있다. 더군다나 주파수 확보에 드는 비용은 중장기적으로 분산돼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될 확률도 낮다. 그러다보니 일단 챙겨놓고 보자는 식이다.

하지만, 주파수는 한정된 국가자원이다. 그 자원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쓸 수 있는 주파수 상당수는 이미 통신사, 방송사업자들에게 거의 할당됐다. 정부가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통신용 주파수로 위성용 2.1GHz(30MHz 폭)과 방송용 700MHz 대역(108MHz폭)을 꼽고 있지만 쉽지 않다. 일본 위성용 사용여부와 표준화 문제, 방송사와의 이해관계가 뒤엉켜있다.

아무리 대가를 치른다 해도 기업들이 주파수를 내놓으라고 생 때 쓸 권한까지 있는 것은 아니다. 미래 통신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어떻게 주파수를 활용할 것이냐는 전략이 없는 통신사라면 소비자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국내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무책임한 기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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