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미트 구글 의장 '선물보따리' 열어보니...

슈미트 구글 의장 '선물보따리' 열어보니...

이하늘 기자
2011.11.08 14:24

구체성 결여된 SW 생태계 지원계획…모바일 전자지갑·스마트TV 등 홍보 주력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의 방한으로 국내 정보기술(IT)업계가 요동쳤다. 그러나 정작 그가 가져온 '선물'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다만 구글이 삼성전자 및 SK텔레콤 등 국내기업에게 스마트TV와 모바일 전자지갑 등 구글의 차세대 먹거리 확산을 위한 협력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서 구글 전략 구현에서 국내 기업이 적지 않은 역할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슈미트 회장은 8일 오전 강남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를 갖고 "한국 개발자들을 위한 '코리아 고 글로벌' 켐페인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SW) 개발 촉진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고 선정된 개발자에게 개발비 지원과 멘토링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것이 요지다. 또 해외 벤처 투자자와의 연결기회도 제공키로 했다.

그러나 슈미트 의장이 제시한 '코리아 고 글로벌'은 따지고 보면 일반적인 공모전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인 실행계획조차 꺼내지 못했다. 해외 투자자와 연결기회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이를 위한 펀드 조성계획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를 통해 한류 채널을 개설하겠다는 약속한 것도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다. 굳이 별도의 채널이 없어도 이미 많은 K-POP 콘텐츠들이 유튜브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해외에 전파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구글이 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같은 굵직한 설비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도 제기됐다.

구글은 지난 9월 홍콩, 싱가포르, 대만에 2억 달러(한화 2230억원 상당) 이상을 투자해 IDC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글로벌 데이터센터 증설에 나선 것.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 대상에서 빠져있다.

구글이 국내에 투자한 것은 지난 2006년 R&D센터를 국내에 설립한 게 고작이다. 이 과정에서 구글코리아는 관리 인력들을 포함해 직원 150여 명을 채용했다. 이 정도의 고용창출 규모는 구글의 검색광고 매출과 삼성전자 등 국내 단말지 제조사들의 안드로이드 지원에 따른 파급효과 등을 감안하면 턱없는 수준이다.

반면 슈미트 의장은 공식 방한일정과 동시에 국내 IT업계 CEO들과 만나 안드로이드 기반의 자사 서비스 지원을 당부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구글의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인 '월렛' 등 수익 기반의 자사 서비스 모델을 한국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채택해달라는 요청이다.

특히 삼성전자와는 스마트TV 부문 협력방안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에 이어 스마트TV로 안방 플랫폼 시장까지 노리겠다는 전략에 따라 글로벌 1등 브랜드인 '삼성전자'에 러브콜을 보낸 셈이다.

4년만의 방문한 슈미트 의장이 챙긴 실속과 비교하면 그가 가져온 선물은 '생색내기' 수준이라는 지적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이날 슈미트 의장은 구글코리아가 국내에서 강력하게 주장해왔던 '망중립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슈미트 회장은 "안드로이드의 성공은 개방성에서 비롯됐다"며 "한국의 통신업체들의 도움이 없으면 개방성이 힘을 잃게 될 것이고 이는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권을 박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망 중립성 논쟁은 현재 정부 망중립성 포럼을 통해 통신업계와 콘텐츠 업계간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는 단계다. 자칫 외국계 기업이 국내 정책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는 오해의 소지도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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