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주주 횡령자금 장부미기재 적발...한컴, "매매거래정지는 현 경영진과 무관"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꼽히는한글과컴퓨터(19,160원 ▼990 -4.91%)에 또다시 먹구름이 드리웠다.
7일 증권선물위원회가 한컴이 2007년부터 2년여간 전 대표이사 횡령과 관련된 120억원 규모의 특수관계자 자금대여 거래를 주석에 기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적발했고, 이와관련 한국거래소가 8일부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여부 판단에 앞서 주권 매매거래를 정지했기 때문이다. 또다시 암울한 과거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이와관련 한글과컴퓨터(대표 이홍구)는 이번 매매거래정지는 2007년 당시 경영진인 백종진 대표 시절의 사안으로 현 경영진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또 대상이 된 회계처리 사안들은 당시 해당 기간 동안의 회사 당기순이익 및 자기자본에 끼치는 영향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컴은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2007년 1월 1일부터 2009년 9월 30일까지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 등에 대한 조사·감리 결과 특수관계자 대여거래 주석미기재 등의 사유로 5840만원의 과징금 부과와 2013년까지 감사인 지정, 전 대표이사에 대한 검찰통보 조치 등을 의결 받았다.
이번 매매정지의 파장을 의식한 듯, 한컴은 현 경영진 취임이후 올 3분기까지 매출액 423억 원, 영업이익 173억 원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모바일 및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해외 유수 기업들과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왕성하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경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에는 오너십에 대한 리스크가 있었지만 소프트포럼컨소시엄 인수뒤 전문 경영인이 도입되면서 해소됐다"며 "최근 오피스 뿐 아니라 모바일 분야 등 신규 사업 매출도 증가하고 있어 과거 건이 현재 경영상에 문제를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컴은 국민기업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지않게 지난 10년간 9차례나 주인이 바뀌고 경영진 횡경사건이 잇따르는 등 추락과 비상을 반복해왔다.
이찬진 현 드림위즈 대표와 김택진 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이 1989년 개발한 '아래아한글'을 기반으로 90년 세운 한컴은 설립자가 떠난 뒤 기구한 운명을 밟았다. 메디슨, 프라임그룹 등에 팔려고 이들 모기업의 부실로 기업 인수·합병(M & A)의 단골메뉴가 됐다. 한컴은 지난해 4월에도 전 대주주와 경영진의 횡령과 배임으로 상장 폐지될 뻔했다. 지긋지긋한 과거와의 단절이 한컴에게는 최대 숙제인 셈이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이번 조치사항을 통해 더욱 경영투명성을 확보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각고의 노력으로 시장의 신뢰회복과 전 경영진의 과오에 따른 부정적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