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옮기기만 하면 회사가 팔린다?

이 사람 옮기기만 하면 회사가 팔린다?

정현수 기자
2011.12.23 05:00

[인터뷰]이미나 아블라컴퍼니 팀장…첫눈·태터앤컴퍼니·엔써즈 모두 대박 매각

↑이미나 아블라컴퍼니 팀장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이미나 아블라컴퍼니 팀장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꿈 많은 여고생은 학교에서 '꼬날'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꼬마날라리'라는 의미였다. 이 별명은 그대로 온라인상 필명이 됐다. 90년대 초반 하이텔 시절부터 2000년대 블로그까지 꼬날은 필명을 날렸다. 블로그뿐 아니라 트위터를 즐겨하는 사람라면 누구나 한번쯤 꼬날의 이름을 들어봤을 정도다.

최근 꼬날에게 연락을 했다. "인터뷰 한번 하시죠". 예상된 반응이 돌아왔다. "저희 대표님이 아니라 저를요?". 꼬날의 직업은 홍보담당자. 인터뷰를 주선하던 홍보담당자를 인터뷰하겠다니 다소 의아했던 것이다. 몇 시간 후 고민하던 꼬날로부터 답이 왔다. "인터뷰 할래요. 하고 싶은 말들이 있어요"

꼬날로 더 유명한 이미나 아블라컴퍼니 팀장을 만난 것은 KT가 엔써즈를 인수한다고 밝힌 직후였다. 엔써즈는 이 팀장의 전 직장이었다. 엔써즈의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첫눈, 태터앤컴퍼니 등도 함께 거론됐다. 이들 역시 성공적으로 대기업에 매각된 벤처기업들이다. 공교롭게 모두 이 팀장의 전 직장이다. 이 팀장을 만난 이유다.

"큰 회사만 다니시는 분들은 벤처기업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어요. 어려운 환경에서만 일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벤처기업들은 강력한 비전이 있고 에너지가 있어요. '푸르다'는 표현을 하고 싶어요. 물론 직원들도 회사 인지도가 낮아 고민하는 부분이 있지만 젊을 때 꼭 한번 도전해볼 만한 곳이에요"

인터뷰에 응한 이 팀장이 하고 싶었던 말들이다. 이는 본인이 걸어온 길이기도 하다. 이 팀장이 사회 생활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94년이다. 첫 직장은 음반사였다. 정보기술(IT)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이 팀장은 이듬해 검색업체로 자리를 옮긴다. 국내에 인터넷이 상용화되기도 전이다. 벤처인으로서의 삶이 시작된 순간이다.

이후 사이버토크, 지식발전소, 푸키 등의 회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러다 '운명적'인 인연을 맺는다. 홍보대행사에도 몸을 담았던 이 팀장은 당시 고객으로 첫눈의 장병규 대표를 만났다. 장 대표는 특이한 제안을 했다. 홍보대행사 직원에게 1주일에 2차례 회사로 출근하라는 내용이었다. 회사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이유였다.

안에서 본 첫눈의 분위기는 더욱 좋았다. 결국 이 팀장은 장 대표의 제안으로 2005년 첫눈에 입사한다. 이 팀장은 "장 대표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대로 교과서일 정도로 배울 게 많은 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첫눈에서의 인연도 오래가지 못했다. 첫눈은 2006년 NHN에 매각됐다. 더욱이 이 팀장은 당시 갑상선암 선고를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한 이 팀장은 노정석 당시 태터앤컴퍼니 대표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노 대표는 첫눈에서 만난 인연이 있었다. 태터앤컴퍼니는 블로그 회사였다. 블로그 마니아였던 이 팀장은 큰 고민을 하지 않고 입사를 결심했다. 이후 태터앤컴퍼니도 매각됐다. 지난 2008년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구글에 인수된 것이다.

태터앤컴퍼니 직원들은 인수 후 모두 구글의 직원이 됐다. IT 종사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직장이었다. 하지만 이 팀장은 또 다른 모험을 선택했다. 이 팀장은 "구글에 인수된 이후 미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마침 지인으로부터 새로운 벤처기업을 소개 받아 자리를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 팀장이 선택한 회사는 엔써즈였다. 동영상 검색업체로 이번에 KT에 인수된 회사다. 이후 장 대표가 투자한 초기기업 전문투자사 본엔젤스 등을 거쳐 올해 아블라컴퍼니에 다시 자리를 잡았다. 아블라컴퍼니는 태터앤컴퍼니의 노 대표가 창업한 회사다.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팀장이 다시 노 대표 밑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이 팀장은 공교롭게도 최근 5~6년 동안 다녔던 회사 중 3곳이 대기업에 매각되는 경험을 했다. 벤처의 매각에 대해 곱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들 회사는 성공적인 매각으로 손꼽히는 회사들이다. 이 팀장은 회사가 매각될 때마다 연봉을 훨씬 뛰어넘는 인센티브도 손에 쥐었다. 창업이 아니더라도 벤처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녀의 꿈은 분명하고 단호하다. "70세까지 현역에서 일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꼬날은 분주하게 벤처 소식을 사람들에게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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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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