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렙法 처리하자더니 난데없이 수신료인상?

미디어렙法 처리하자더니 난데없이 수신료인상?

정현수 기자
2012.01.05 14:52

(종합)한나라, 문방위 'KBS수신료인상 소위 구성' 제안… 野 "날치기 기습상정" 반발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된 방송광고판매대행(미디어렙) 법안이 KBS 수신료 문제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여당인 한나라당이 이날 미디어렙법과 함께 KBS 수신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소위원회를 구성하자고 깜작 제안하면서 야당의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난데없는 KBS 수신료 인상안이 등장하면서 미디어렙법 처리 전망은 다시 불투명해졌다.

당초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던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는 의결정족수 조건을 채우지 못하면서 2시간 가량 지연됐다. 전체회의장에 늦게 참석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소회의실에 모여 모종의 협의 과정을 거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오부터 시작된 전체회의에서 시작부터 설전이 이어졌다. 발단은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제안한 안건이었다.

심 의원은 "미디어렙법은 KBS 수신료와도 직결돼 있다"며 "이를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한 소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심 의원의 제안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제청했고 전재희 문방위 위원장은 KBS 수신료 문제를 안건으로 채택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상임위원회에서 제안된 안건은 동료의원 1인의 동의와 제청만 있으면 상정될 수 있다.

당장 야당 의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민주통합당 김재윤 의원은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라며 KBS 수신료 문제를 상정한 것에 반대했다. 미디어렙법 처리를 위해 구성된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KBS 수신료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후에도 민주통합당 등 야당 의원들은 비슷한 입장을 쏟아냈다. 민주통합당 안규백 의원은 "절차와 과정이 무시된 정당성은 담보될 수 없다"며 "KBS 수신료 문제를 기습 제안하는 것은 직권 여당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이찬열 의원은 "KBS 수신료 문제를 느닷없이 꺼내들어 미디어렙법 처리를 미루게 하는 모습은 수신료를 가지고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사례"라며 "미디어렙법을 처리하는 과정에 수신료를 언급하는 것은 저의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 전혜숙 의원도 "미디어렙법과 수신료를 연계하는 것은 수신료 인상을 통해 부족한 광고 시장을 돌리려고 한다는 의혹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수신료 세금을 광고시장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나라당은 확대 해석을 해서는 안 된다며 맞섰다. 한나라당 허원제 의원은 "소위원회를 구성해서 KBS 수신료 인상안 승인과 지배구조 개선 등 공영성 강화 문제를 일괄해서 정리하자는 것인데 민주통합당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KBS 수신료 논의를 제안한 심재철 의원은 "당장 수신료를 인상하자는 것이 아니라 소위를 구성하자는 것"이라며 "18대 국회가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수신료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창구마저 구성하지 않는다면 이는 국민에 대한 책임 방기"라고 강조했다.

여야의 입장차가 갈리면서 정작 이날 안건으로 채택된 미디어렙법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자칫 여야가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어렵게 합의한 미디어렙법이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국회는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다시 문방위를 열고 미디어렙법과 KBS 수신료 문제 등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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