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이 플랫폼으로서의 제 기능을 다하고 있는가."
지난 3일 개최된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던져진 화두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달 전국적으로 케이블방송 시청자들이 KBS2 TV를 볼 수 없었던 초유의 방송 사태를 불러온 지상파 재송신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안이 논의됐다.
현재 KBS1, EBS외에 KBS2, MBC,SBS(15,900원 ▲100 +0.63%)가운데 유무료 의무 재송신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하느냐가 재송신 제도개선안의 핵심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보류된 채 '방송유지·재개 명령권'과 분쟁해결 절차보완 등 일부 안건만 처리됐다. 지상파 소유구조에 따라 유무료 방송사업자별로 워낙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현안인 탓이다.
양문석 위원은 "의무 재송신 범위를 정하기에 앞서 지상파가 방송 플랫폼으로서 제 기능을 다하는지를 우선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최근 전수조사 결과에서 지상파의 직접수신율은 8.9%, 수도권 지역의 수신률은 5% 전후에 불과하다"며 "이 정도라면 방송 플랫폼으로서의 역할 자체를 폐기해야만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케이블TV와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의 시장 확대에 기댄채 지상파 방송사들이 수신환경 개선을 모르쇠로 일관해온데다 규제기관인 방통위마저 지상파 직접 수신률 확대 정책을 십수년째 방치해온 탓이다. 이는 방송간 재송신 분쟁이 벌어진 근원적 이유이기도 하다.
지상파의 '플랫폼' 사업자 역할을 폐기처분하고 종합편성PP로 봐야할 지, 지상파 플랫폼을 '유지보수'할 지 정책방향이 우선 선행돼야한다는 지적이다.
일리있다. 지상파는 공공성과 공익성을 이유로 '조 단위' 주파수를 무상으로 사용하는 등 적잖은 혜택을 받아왔다. 올해 말로 예정된 디지털방송 전환 사업 역시 전적으로 정부에 기대는 측면이 없지않다.
그럼에도 미디어렙법과 케이블방송사와의 재송신 분쟁, 700MHz 대역 주파수 재배치 등 이권 현안에 대해서는 한 치 양보가 없다. 지상파를 공익 사업자가 아닌 영리 사업자로 봐야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지경이다. 지상파 방송용 주파수 역시 이동통신용 주파수와 마찬가지로 경매에 붙여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로 지상파 방송을 대하는 시각이 곱지 않음을 되새겨봐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