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 접속 '불통' 책임…유야무야?

스마트TV 접속 '불통' 책임…유야무야?

성연광 기자
2012.02.22 15:47

"대기업끼리 (이권을 위해)붙어 결정적으로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었는데도 불구하고 어떤 조치도 취하지 못하는 게 방통위냐."

22일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장. 양문석 상임위원의 호통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이날 사무국은 KT, 삼성전자에 대해 24일까지 이용자 사과 표명과 피해보상안을 마련해 제출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고했다. 사실 이 이달 초 KT가 삼성 스마트TV 접속차단 조치를 강행했다 5일 만에 재개한 뒤 처음 열린 지난주 전체 회의 보고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주일이 지났는데도KT(59,300원 ▼1,100 -1.82%)삼성전자(200,500원 ▼8,000 -3.84%), 방통위 사무국 모두 이에 대한 어떠한 진척도 없음을 꼬집은 것이다.

양 의원은 "망중립성 논쟁과는 별도로 이용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사과는 당연한데 그것조차 안했다"며 "이용자들에게 통보한 뒤 하루 뒤에 (인터넷 접속을) 끊고 최소한의 사과와 피해보상책 요구에도 불구하고 징계절차를 밟을까봐 온갖 로비를 통해 방통위를 괴롭히고 있다"고 개탄했다.

사실 KT와 삼성전자가 이용자 공개 사과를 망설이는 데는 그만한 속사정이 있다.

방통위의 중재에 따라 사업자 자율협의체 내에서 스마트TV 협상을 시작하는 선에서 일단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이번 사태 책임을 둘러싼 양사의 입장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측은 엄연히 접속차단 조치를 강행한 것은 KT측인데, 공동 명의의 사과로 이어질 경우 자칫 신뢰도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KT 역시 '네트워크 접속대가'에 대한 협상도 없이 삼성전자가 자사의 통신망을 무단 사용한 만큼,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쓸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때 논의 과정에서 KT와 삼성전자가 공동명의로 공개 사과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결국 무산됐다.

스마트TV 이용현황에 대한 뚜렷한 근거자료가 없고, 실제 이번 사태로 인한 이용자 민원사례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명확한 이용자 피해보상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각은 곱지않다. 이용자들의 피해는 안중에도 없고 이해득실만 따지는 대기업들의 행태를 꼬집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하루 전날 느닷없이 이용자들에게 통보한 뒤 스마트TV 접속을 차단한 KT가 우선적인 책임을 져야한다는 주장이 많다.

이날 신용섭 위원은 "KT가 접속차단시 일주일 전에 이용자들에게 통보하도록 돼 있는 이용약관도 위배한데다 삼성 스마트TV만 끊은 것은 엄연히 이용자 차별 금지 조항을 위배한 것"이라며 KT를 꼬집었다. 김충식 위원 역시 "당장 트래픽 과부하 상태도 아닌데 인터넷접속을 차단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같은 접속차단 행위에 대한 아무런 제재가 없을 경우 향후 이와 유사사례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원회 차원의 강력한 제재 조치가 나와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삼성전자 역시 그동안 네트워크 사용대가 협상에 소극적으로 나서왔다는 점에서 그 책임을 비껴갈 수 없다.

서로간 책임을 떠밀지 말고 이번 사태에 대한 정확한 경위를 공개하자는 의견도 대두됐다. 양 위원은 "스마트TV 접속차단을 강행한 KT와 협상에 응하지 않았던 삼성전자의 입장 등 극단적인 사태가 발생한 원인데 대해 국민들이 알 권리가 있다"며 의견청취 기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방통위조차 지난 1년간 망중립성 대책회의를 개최해오면서 '네트워크 대가산정' 등 민감한 현안은 뒤로 미뤄왔다는 점에서 주무부처로서의 역할에 소홀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접속 차단 사태가 터진 뒤 가까스로 사태를 봉합해놓고 후속조치는 업계의 자율에만 맡긴 채 끌려다니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실정이다. 규제기관인 방통위의 체면은 이래저래 구겨진 상황. 이번 사태에 대한 방통위의 최종 입장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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