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한경쟁 시대다. 하지만 최소한의 예의라는 것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남의 밥그릇'을 빼앗지 말아야 한다다. 남의 밥그릇을 뺏으려다가 자기 밥그릇을 뺏길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공멸할 수도 있어서다.
2010년 6월 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4'를 발표하면서 새로운 기능으로 페이스타임을 소개했다. 아이폰4 사용자끼리 무료로 영상통화를 하는 서비스였다.
와이파이에서만 가능한 서비스였지만 이동통신사들은 긴장했다. 페이스타임이 언젠가 이동통신망을 지원하고 영상을 빼는 과정을 거쳐 이동통신사의 주된 서비스인 음성통화가 같아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실제로 잡스는 처음 아이폰을 계획했을 때 이동통신사와의 협의가 여의치 않아 애플만의 와이파이를 구축해 이동통신사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타임이 나온 지 2년후 우려는 현실이 됐다. 애플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2012'에서 페이스타임이 이동통신망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동통신망에서의 페이스타임이 활성화되면 이동통신사의 밥줄인 통화매출이 감소된다. 게다가 이동통신사가 부담해야 하는 망투자비용도 늘어난다. 벌써부터 사용자들은 이동통신사에 페이스타임을 전면 허용하라고 떼를 쓰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이동통신사의 밥그릇을 뺏는 기능을 발표했음에도 사전에 이동통신사와 협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WWDC2012에서 페이스타임을 발표할 당시 별다른 언급이 없어서다.
애플이 이동통신사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은 이뿐만 아니다. 일방적인 가격정책으로 이동통신사의 수익을 갉아먹고 있다. 광고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해 이동통신사의 마케팅 정책에도 관여하고 있다.
과거 잡스가 이동통신사의 고자세에 짜증이 났다면 지금은 애플의 고자세에 이동통신사가 혀를 내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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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애플의 이동통신사 밥그릇 뺏기가 애플에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유럽의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아이폰 보조금을 없앤 것.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아이폰 보조금은 애플 수입의 원천이다.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는 애플의 밥그릇 뺏기가 이동통신사와 애플의 공멸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