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카이스트, 개혁은 계속 돼야

[기자수첩]카이스트, 개혁은 계속 돼야

백진엽 기자
2012.07.26 17:38

"카이스트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학교입니다. 따라서 총장부터 교직원, 교수, 이사회, 학생들까지 모든 카이스트 구성원은 그에 대한 책임감이 남달라야 합니다."

최근 학내 갈등으로 사회적 이슈가 된 카이스트의 서남표 총장이 카이스트 개혁을 하면서 내세운 논리다. 결과만 놓고 보면 '서남표식 카이스트 개혁'은 성공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개혁 과정에서 '불통'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사회, 교수, 학생들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조만간 사퇴 또는 해임 등의 방식으로 물러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하지만 완전한 실패는 아니었다. 교수정년 심사 강화, 100% 영어수업, 차등 등록금제 등의 개혁을 추진했고, 나름대로 성과도 거뒀다. 해마다 카이스트의 세계대학순위가 올라가고 기부금도 몇 배 늘었다.

어쨌든 '서남표식 개혁'은 사실상 중단됐다. 지금 시점에서 성공이냐 실패냐를 따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이번 갈등이 '밥그릇 싸움'처럼 보인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앞으로 더 좋은 학교가 된다면 결국 '학교 발전'을 위한 성장통이 되겠죠"라는 한 카이스트 동문의 말처럼.

때문에 '개혁'이 중단돼서는 안 된다. '철밥통'으로 인식되는 교수조직의 개혁, '공짜 등록금'을 당연히 여기는 학생들을 자극하는 것은 현재 카이스트에 반드시 필요하다. 사회 각 분야가 미래를 향해 바뀌고 있는데,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카이스트가 현실에 안주하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서 총장이 물러난 후 어떤 인물이 총장을 맡게 될지는 모른다. 더 급진적일수도, 아니면 합리적인 인물일수도, 또는 현실 안주형 인물일수도 있다. 때문에 남은 문제는 오 명 이사장과 카이스트 이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다. 만약 새로운 총장이 시대 요구에 역행해 현실에 안주하려 한다면 이번 카이스트 사태는 밥그릇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다.

지난 20일 카이스트 이사회 이전에 오 이사장은 서 총장에게 "카이스트의 개혁이 계속 돼야 한다"고 공감했다고 한다. 이 오 이사장의 말이 단지 '위기 무마용 발언'이 아닌 '진심'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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