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마잇(IT)수다]스마트기기 확대에 개인고정석을 없앤다…안정감 결여 부작용 우려도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A씨는 본인의 지정된 자리가 없다. 아침 사무실에 도착하면 모니터만 놓인 빈자리를 찾아 개인 태블릿PC를 모니터에 연결해 일을 시작한다. 소규모 회의실로 바로 들어가 동료들과의 회의로 하루를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개인 자리가 없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지금은 익숙해졌다. 회의나 외근이 많아 정작 개인 고정석에 앉을 일이 별로 없는 데다 스마트폰, 태블릿PC로 모든 업무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다양한 스마트 기기가 등장하면서 업무 방식을 좀 더 똑똑하게 개선하려는 이른바 '스마트워크'가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모바일과 태블릿PC로 집에서도 마치 사무실에 있는 것처럼 일하고, 종이 대신 이메일로 전자결재를 하는 건 기본. 이젠 아예 회사에서 고정석과 전화를 치우고 있습니다.
이른바 이동성을 강조한 프리 스타일(free style) 워크 플레이스입니다. 회사 안에서 개인 고정석을 없애고 다양한 업무방식에 따라 다양한 업무공간에서 이동하며 일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전엔 바둑판식 배열의 사무공간에 이부장, 박과장, 김대리의 칸칸이 이름 박힌 자리가 항상 있었다면, 이제 더 이상 '내 책상'은 없습니다.
외국계 기업들의 모바일 오피스 도입이 특히 활발합니다. 최근 사옥을 강남에서 광화문으로 옮긴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개인 고정석과 임원방을 모두 없앴습니다. SAP코리아도 지난해 10월 모바일 오피스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일반 직원이나 임원은 물론 형원준 SAP코리아 사장도 개인 자리, 사장실이 없습니다.
SAP코리아 직원에게 "그럼 사장님은 어디서 일하냐"고 물었더니 "알아서 빈자리 찾아서 일하겠죠"라며 '쿨하게' 답하더군요. 생각해보니 고위임원일수록 회의나 외부 미팅이 많아 굳이 자기 자리가 필요할까 싶긴 합니다.
국내 기업도 일찍이 모바일오피스를 내건 곳이 있습니다. 포스코ICT는 2011년6월 개인 고정석, 전화기, 프린터기가 없는 3무(無) 사무실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일반직원은 물론 팀장급도 '떠돌이'죠. 대신 본인의 그날 업무에 따라 앉고 싶은 자리에 앉고 협업이 필요한 경우 회의실 등을 이용합니다.

개인 소지품은 사물함에 보관합니다. 책상 위 전화기도 없앴습니다. 개인이 모두 스마트폰을 쓰고 있기 때문에 회사로 걸려오는 모든 전화는 개인 휴대폰으로 연결됩니다.
'내 자리 없는 사무실'은 기업들의 글로벌 소통과 협업이 중시되면서 더욱 확산될 전망입니다. 사무기기는 데스크톱에서 태블릿·스마트폰으로, 업무는 일상적·반복적 성격에서 기획·아이디어 발굴 등 창의적 성격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자들의 PICK!
정우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스마트워크 솔루션 컨설턴트는 "과거에는 외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워크, 모바일오피스가 일부 도입됐지만 최근 들어 국내 제조업들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면서 컨설팅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모바일 오피스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는 어떨까요. 도입 초기인만큼 의견이 갈립니다.
회사는 공간과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내세우고 젊은 직원들은 권위적 공간에서 상사 눈치 볼 필요없다는 점에 한표를 던집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조직에 대한 소속감, 안정감 결여의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합니다. 내 책상에 놓인 가족사진 액자, 각종 스케줄 표시로 너덜해진 달력. 언제든 출근하면 항상 그 자리에서 나를 반겨주는 내 책상이 있어야 가능한 것들입니다. 며칠 휴가라도 갈 때면 동료들에게 "내 자리 빼지 마라"고 말하는 게, 실없는 농담만은 아니니까요.
사무실에 전화기가 없어 모든 전화를 휴대폰으로 받고 있는 한 회사의 직원은 휴가 때 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토로합니다. 전화기를 꺼놓지 않는 이상 사무용도의 전화도 모두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는 모바일오피스. 언뜻 편리해보이지만 "어디에서든지 일해야 한다"는 말과 같다는 것. 스마트오피스 시대 직장인들의 현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