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핀, 오프라인에서도 확대 실효성 논란…발급·사용 불편에 10년째 '제자리'
정부가 주민등록번호 제도의 대안 중 하나로 아이핀(i-PIN) 보급 확대를 검토하면서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일단 주민등록번호 제도의 전면 무력화는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주민번호 대신 쓸 수 있는 다양한 대안들을 검토 중이다. 이 중 이미 지난 2005년 도입된 '아이핀' 활용을 확대하는 것도 거론되고 있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13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개인정보 대량유출 관련 실태조사 및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기관보고에 참석해 "아이핀(i-PIN)을 오프라인에서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아이핀'이란 '인터넷 개인 식별 번호'(Internet Personal Identification Number)의 약자로 주민등록번호 대신 인터넷 상에서 신분을 확인하는 데 쓰인다. 지금은 온라인에서만 사용되지만 정부가 주민번호등록제도의 개선을 위해 아이핀을 오프라인에서도 쓸 수 있도록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주민등록번호와 달리 아이핀은 단순한 13자리로 구성돼 있고 언제든 변경 및 폐지가 가능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0년이 다 되도록 온라인에서도 활성화되지 않은 아이핀을 오프라인으로까지 확대해 실효성을 거둘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가입방법이 복잡한데다 아이핀도 주민번호를 포함해 자신의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가입이 불가능하다. 아이핀을 관리하는 신용정보회사가 해킹을 당하면 아이핀 번호는 물론 주민등록번호까지 통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이핀의 현재 사용자는 1450만명. 이 마저도 만들어만 놓고 실제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상당수인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아이핀이 많이 알려지지 않고 활용도가 낮아 매년 수억원의 예산 중 일부는 여전히 홍보비로 쓰인다.
아이핀은 4개 본인확인기관 홈페이지나 네이버, 다음 등 아이핀이 도입된 웹사이트에서 발급신청을 할 수 있다.
아이핀을 발급 받을 때도 주민등록번호를 기입해야 한다. 이름, 아이디, 비밀번호, 이메일주소 등의 정보도 제공해야 한다. 영문과 숫자로 된 별도의 아이디와 8자리의 이상의 비밀번호를 외워야 한다. 또한 아이핀은 신용카드, 공인인증서, 휴대전화, 직접 대면확인 중 하나를 통해 본인 신원 확인도 받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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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수진씨(39)는 "아이핀 발급받는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잘 보이지 않는 보안문자까지 입력해야 해서 발급받는 걸 포기했다"고 말했다.
회사원 최석진씨(29)는 "아이핀을 자주 쓸 일이 없으니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는데 잘못된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로그인하다가 아예 아이핀 사용이 막혔다"며 "다시 재발급받으려고 했지만 발급받는 과정이 번거로워 안쓰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핀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할 경우 비용 부담도 막대하다. 2010년 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업자는 아이핀 인증시스템을 설치하는 데 210만~1500만원까지 들였다. DB(데이터베이스) 보안솔루션까지 설치하려면 서버 한 대당 수천만원이 더 든다.
보안업계 관계자는"아이핀은 애초 온라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주민번호를 대체해 오프라인으로 사용을 확대하려면 별도 시스템을 갖춰야해 그 비용이 막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