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60,800원 ▲700 +1.16%)의 부동산 개발 자회사 KT에스테이트가 강남역 인근에 1800억원 규모의 부지를 매입해 18층 빌딩을 세운다. 해당 부지는 KT의 유휴 부지가 아닌 외부 부지로 부동산을 팔아 AI 투자금을 마련하겠다던 김영섭 대표의 청사진과 배치되는 사업이다. KT에스테이트는 사업 대상을 외부 부지로 확장중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T에스테이트는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서초동 1307-4번지에 지상 18층·지하 4층 규모 '프라임 오피스'를 건설할 계획이다. KT에스테이트가 지난해 4분기 설립한 이 사업 관련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는 현재 코람코자산운용과 신탁계약을 맺어 1982.3㎡(약 600평) 규모 부지와 건물을 1790억원에 매입 중이다.
새 건물은 건축면적 1186.54㎡, 연면적 2만9554.64㎡, 용적률 1063.95%, 건폐율 59.86%로 설계됐다. 업무·근린생활시설이 주 용도다. 현재 서초구에 인허가를 신청하기 위해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로 건설 완료 후 매각할지 임대자산으로 운용할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추후 결정할 계획이다.

KT에스테이트는 전화국처럼 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효용이 감소한 KT의 유휴부지를 개발하기 위해 설립된 부동산 개발 전문 법인이다. 2012년 KT로부터 95개 주요 부동산을 현물출자 받았다. 그러나 이번 서초구 부지는 KT의 부동산이 아니라 새로 매입하는 땅이다. KT에스테이트는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살려 외부 부지를 직접 사들여 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중이다.
자신감의 배경에는 '알토란 실적'이 있다. KT에스테이트는 지난해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7193억원과 51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9%, 49.1% 증가했다. 해킹 사태로 몸살을 앓던 KT의 지난해 실적을 방어한 일등 공신이었다.

본사 분위기도 바뀌었다.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AI 투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 무산 위기에 처한 것. 지난해 3월 기자간담회에서 김영섭 대표는 "저수익 호텔 등 부동산은 본업인 통신업 대비 비효율적인 만큼 최적의 가격으로 적기에 유동화해야 한다"며 "(KT에스테이트는) 유휴·저수익 부동산을 가치 있게 만드는 일에 초점이 맞춰진 회사로 호텔을 많이 소유하는 건 맞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대표의 계획은 수익성 좋은 '캐시카우'인 부동산을 매각하면 안 된다는 주주와 이사회 반발로 1년 넘게 지연됐다. KT에스테이트는 △안다즈 호텔 강남 △르메르디앙&목시 명동 △신라스테이 역삼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등 주요 호텔을 여전히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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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부동산 사업의 행방은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선출하는 차기 대표 손에 달렸다. KT는 지난해 말부터 김영섭 대표와 박윤영 대표 내정자의 '불편한 동거'로 중요 결정을 미뤄왔다. 남은 임기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김 대표와 차기 대표이사 박윤영 내정자 간 주도권 다툼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사업은 KT 그룹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요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며 "부동산 매각은 경영진 의사 결정인 만큼 새 대표 취임 후 중장기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