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국내 데이터센터 건립 추진…전력난 심화 고용창출 효과 미미
글로벌 IT 공룡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국내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면서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가 너무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기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면서 실익은 적고, 전력문제 등에는 심각하게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13일 IT업계에 따르면 MS는 글로벌 IT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국내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유력지 중 하나는 부산시 강서구 미음지구. MS는 이곳에 16만5000㎡(약 5만평) 규모 데이터센터 건립을 검토하면서 부산시와 부지(임대 또는 매입) 가격, 세제 혜택 등 건립 조건을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은 지난해 지역의원 등 지자체 관계자들이 미국 MS 본사를 방문해 데이터센터 건립을 요청할 정도로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왔고, MS는 부산측에 부지와 풍부한 전력 공급, 세금감면 및 인프라 지원 등을 요구해왔다.
한국의 '러브콜'에 MS는 올 들어 구체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국내 건설사를 대상으로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사업 설명회도 진행했다. 예정대로라면 5월 중 최종 낙찰자를 선정해 24~30개월 동안 데이터센터 건립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조 투자? "5000억도 안돼"
부산시 등이 내세우는 MS의 데이터센터 투자규모는 5조원 정도. 땅값 등에 따라 투자비가 달라질 수 있지만 건설부터 운영·유지까지 단계별로 5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투자규모가 상당히 부풀려져 있다며 5000억원도 많다고 지적한다.
실제 춘천에 있는 네이버 데이터센터(5만4229㎡)와 KT의 목동 IDC도 건설 등에 1500억원 정도가 들었다. 의왕시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은 3000억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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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IT서비스업체 관계자는 "통상 데이터센터 건립 비용은 많아야 2000억~3000억원 "이라며 "그 이상의 조단위 투자로 데이터센터가 더 커지면 전력 수급 감당이 안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 IBM이 전세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15개를 짓는데 12억달러(1조3000억원)를 책정했다"며 "MS의 실제 투자 규모는 예상보다 더 적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건립 외에 그 안에 들어가는 서버, 스토리지 구입 등으로 투자가 진행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볼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 고객을 겨냥한 게 아니라 MS 본사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수요를 염두에 두고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하드웨어 등도 국내 제품을 직접 구매하기 보다는 수입해 가져와 조립해 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블랙아웃' 위기 어쩌라고
MS가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값싼 전기료 때문. 같은 규모로 데이터센터를 지을 경우 미국 보다 한국에서 전기료만 매년 수천억원을 아낄 수 있다.
국내 산업용 전기 요금은 일본·독일·프랑스의 41~60%에 불과하다. 원가 이하로 공급되면서 한국전력의 적자는 늘어나고 전력난 속 블랙아웃 위기도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2년 전국 약 111여개 데이터센터가 소비한 총 전력은 26억KWh. 인구 200만명의 충청남도 가정 전체가 쓰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데이터센터가 '전기먹는 하마'로 불리는 이유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유치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료가 싸고 지진 등 자연재해에 안전하기 때문에 외국계 IT기업들이 한국을 데이터센터부지로 눈여겨 본 지 오래"라며 "앞으로 클라우드 등 데이터센터 기반 서비스가 더 늘면서 전기 소모도 많아질텐데 한국의 싼 전기료로 엉뚱한 곳만 배불리는 것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창출 효과 '글쎄'…"30~40명이 전부"
데이터센터 건립 시 고용창출 효과도 미지수다. IT산업이 상당부분 자동화돼 있는 데다 서버 등도 본사에서 원격 관리 하는 경우가 많아 데이터센터를 짓고 난 다음해부터는 최소한의 운영인력만 필요하기 때문이다.
LG CNS 부산 클라우드데이터센터와 KT 김해 글로벌 데이터센터는 당초 지자체 등에서 수백~수천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홍보했으나, 실제 센터 상주 인력은 70~8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상주 인력 중에서도 절반 이상은 본사에서 이동한 인력이다.
환경문제도 거론된다. 데이터센터는 대용량 전력을 필요해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일부 글로벌 IT기업들이 지역민 및 환경보호론자들의 반발로 사막 등 외진 곳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세금 감면 등 각종 지원을 약속하면서 보여주기식 투자 유치에 나서지만 실제 '외국계 대기업 유치'라는 상징성 외에 실익이 적은 경우가 많다"며 "데이터센터도 전력문제, 환경문제, 고용창출 효과 등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