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게임·메신저·엔터社까지 전방위 사냥…기술력·인재 흡수

한국 온라인·모바일 산업에 '텐센트 경계령'이 내려졌다. 텐센트가 거대 자본을 앞세워 한국 IT산업에 전방위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텐센트의 노림수는 한국의 기술력과 인재다. 한국의 산업 발전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J E&M은 글로벌 게임기업인 중국 텐센트가 자회사 CJ게임즈에 5억달러(약 5300억원)를 투자한다고 26일 밝혔다. 아울러 CJ E&M은 게임사업부문인 넷마블을 물적 분할해 CJ게임즈와 통합, 게임 통합 법인을 출범시킨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텐센트는 통합법인으로 출범할 CJ넷마블의 3대 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국내 게임콘텐츠를 포함한 IT산업에 대한 텐센트의 지배력 강화는 전방위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 텐센트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키이스트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이스트는 텐센트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공시했다. 텐센트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김수현 등 키이스트 소속 한류스타를 활용해 중국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에서다. 이밖에 다날, 한국사이버결제 등과도 제휴를 맺고 온라인 및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 이들 서비스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게임개발사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이다. 2010년에는 레드덕, 스튜디오혼, 아이덴티티게임즈, 리로디드스튜디오, 탑픽, 넥스트플레이 등에 150억원을 투자하며 한국 개발력을 흡수했다. 텐센트는 스마일게이트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맺고 있어, 선데이토즈의 중국진출에도 텐센트의 위챗을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텐센트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의 2대주주다. 한국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메신저, 엔터테인먼트 등 전분야에서 텐센트의 진출이 가속화되는 셈이다.
텐센트가 한국 IT기업에 적극 투자하는 이유는 한류 콘텐츠를 자신들의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위챗의 경우 카카오톡의 사업모델을 그대로 벤치마킹하며 중국 제1위 모바일 메신저로 등극했다. '카카오 게임하기'를 그대로 차용해 모바일 게임 등을 활발히 서비스하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현재 위챗의 이용인구는 6억명으로 추산된다.
스마일게이트를 이용한 선데이토즈의 영향력 확보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다른 게임사에 문호를 개방한 카카오 게임하기와 달리 위챗에는 텐센트의 게임이 주를 이룬다. 선데이토즈의 게임들을 이용해 텐센트 일변도의 위챗 게임에 변화를 주겠다는 것이다. CJ게임즈에 대한 투자도 이 회사의 개발력을 흡수해 중국 시장에 통할만한 온라인 게임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키이스트 투자 역시 소속 배우들의 영향력을 활용해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영향력을 높이려는 방법이다.
텐센트의 적극적 투자는 한국 게임계에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한국의 우수 게임을 서비스하는 차원을 넘어 우수한 한국 개발인력을 흡수하기 위해 투자를 진행하면 한국 게임의 경쟁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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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게임에 대한 각종 규제에 신음하는 가운데서 텐센트가 한국 인재를 빼 가는 것을 막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텐센트가 한국 게임사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정도로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국 내에서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국 기업이 서비스해야 한다는 강력한 정책이 뒷받침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스마일게이트의 1인칭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와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를 서비스하며 급성장하면서 여기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M&A를 가속화했다. 리그오브레전드의 개발사 라이엇게임즈를 인수한 것을 비롯해 언리얼엔진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스에 대한 지분도 40%나 보유하고 있다.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지분도 6%를 취득한 상태다.
최삼하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교수는 "한국에서는 중국 게임을 싼값에 들여와 서비스하는 데 급급하고, 중국 대기업은 한국의 게임과 인재를 끌어모으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라며 "규제 탓에 게임산업의 동력이 상실돼가는 가운데, 텐센트의 공세를 한국 게임산업이 어떻게 막아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