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호주, 남아공에 지구형 외계행성 전용 탐색시설 설치…이르면 5월 내년엔 세곳동시 가동

#"멀리서 바라보는 지구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내가 사는 곳의 많은 이들이 지구에 대해 궁금해 하고 또 와보고 싶어했죠.", "어떻게 400년을 살았냐고요? 제가 사는 행성은 지구와의 시간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지구인들은 그곳을 'KMT184.05'라고 부르더군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도민준 대사 일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방영 후 외계인과 외계행성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한국이 실제로 '지구형 외계행성'을 찾는데 본격적으로 나서 주목된다. '지구형 외계행성'은 지구와 비슷한 질량과 온도, 공기를 가진 태양계 너머의 행성을 말한다. 아직까지 지구와 유사한 질량과 온도를 가진 행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지구형 외계행성'을 찾기 위한 관측 시설을 남반구 칠레,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각각 설치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탐색연구에 돌입한다고 30일 밝혔다.
외계행성 탐색시스템(KMTNet·Korea Microlensing Telescope Network)으로 불리는 이 사업은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됐으며 총 10년 동안 300억의 예산을 투입한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나오는 주인공 도민준이 태어난 행성 이름(KMT184.05)도 'KMT(한국 미세중력렌즈 망원경)'라는 사업명에서 따왔다.
처음부터 사업을 추진해 온 박병곤 한국천문연구원 광학천문센터장은 소백산 천문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계행성을 찾는 이유는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과 생명이 어디서부터 시작돼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계행성의 탐색은 현대 천문학 연구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지구형 외계행성을 찾는데 사용되는 시설은 천문연이 독자 개발한 1.6미터(m) 광시야 광학망원경과 한번에 4도를 관측할 수 있는 세계 최대급인 약 3억4000만 화소의 모자이크 전하결합소자(CCD) 카메라다. 10분에 한 번씩 관측되며 망원경이 한 번에 관측할 수 있는 넓이는 보름달의 16배에 달한다. 한 번에 약 2억개의 별 관측이 가능하다 게 천문연의 설명이다.
관측시설이 설치되는 곳은 남반구인 칠레,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KMTNet 사업 총괄 책임자인 박 센터장은 "칠레와 남아공, 호주는 은하계 중심부 관찰이 용이한 남반구에 위치해 있고 세 나라가 약 120도 간격으로 떨어져 있어 아침, 낮, 저녁 등 24시간을 계속 관찰할 수 있다"며 설치 배경을 설명했다.
우선 칠레부터 내달 중에 설치를 완료해 이르면 오는 5월부터 관측이 가능할 전망이다. 남아공2호기와 호주 3호기도 각각 오는 6월과 8월 설치를 마치고 내년부터는 3곳의 망원경 모두 지구형 외계행성 찾기에 가동될 예정이다. 3곳이 모두 가동되면 천문연의 모의실험 결과 매년 천여 개의 외계행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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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견된 외계행성은 총 1800여 개다. 우리나라도 이중 24개를 발견했다. 특히 지난 2008년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태양계를 닮은 외계행성계와 지난 2009년 2개의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외계행성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지구형 외계행성은 '미시중력렌즈 방법'을 이용해 찾게 된다. 관측자와 멀리 떨어진 별사이에 또 다른 별이 일직선상으로 놓일 경우 별빛이 갑자기 밝아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는 중간에 있는 행성으로 인해 멀리 있는 별의 빛이 굴절돼 관측자에게 강하게 전달되는 것으로 중력렌즈 현상이라고 한다. 이 변화를 분석하면 가운데 공전하는 외계행성의 존재를 알 수 있다. 존재하는 외계행성이 많을 수록 빛의 밝기는 더욱 불규칙하게 나타난다.
천문연은 외계행성 이외에도 광시야 관측시스템의 장점을 활용해 지구 접근천체인 소행성과 혜성을 발견하거나 물리적 특성을 분석해 지구에 위협이 될 경우 등을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또 초신성 폭발 현상과 외부은하를 지속 관측해 별과 하의 진화 연구에 활용키로 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이와 별도로 지름 25m 크기의 세계 최대 거대 마젤란 망원경(GMT)개발 사업에 미국, 호주와 함께 참여하고 있다. 약 1조원의 비용이 들며 우리나라는 총 건설비의 10%인 1000억원을 투자한다. 대신 1년에 한 달 가량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제작에 돌입한 망원경은 오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칠레의 라스 캄파나스에 설치되며 지상 위 600㎞ 높이에 떠 있는 허블 우주 망원경보다 훨씬 더 먼 우주를 관찰할 수 있는 세계 최대의 천체 망원경으로 달 표면에 켜진 작은 촛불도 찾아낼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별 주변을 공전하는 행성 중에서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행성을 연구하고 빅뱅 후 초기 우주의 모습을 관측하는데 사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