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난제 '빙하기-간빙기' 순환 원리 찾았다

60년 난제 '빙하기-간빙기' 순환 원리 찾았다

류준영 기자
2014.03.31 13:33

지질자원硏 조경남 박사 주도, 북·남반구 기후변화 패턴 달라

북반구에 위치한 한반도의 석회암 동굴 내 석순과 유석에서 얻은 자료를 남반구 호주에 위치한 석회암 동굴에서 얻은 자료와 비교한 결과, 두 지역 기후변화가 상반된 패턴을 보였다/사진=지질硏
북반구에 위치한 한반도의 석회암 동굴 내 석순과 유석에서 얻은 자료를 남반구 호주에 위치한 석회암 동굴에서 얻은 자료와 비교한 결과, 두 지역 기후변화가 상반된 패턴을 보였다/사진=지질硏

지난 60여 년 간 난제였던 빙하기-간빙기 순환과 관련해 북·남반구 중위도 지역간 상반되는 기후변화 패턴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지질연구본부 제4기지질연구실 조경남 박사는 31일 북반구와 남반구 온대 지역의 석순과 유석이 서로 반대되는 성장 시기를 가지고 있음을 분석하고, 북·남반구의 기후변화가 상반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이는 그동안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 한정된 것으로 알려져 온 '북반구와 남반구 간 수리학적 시소현상' 즉, 열대지역의 강수량 변화가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서로 반대되는 경향을 보이는 현상의 범위가 한반도 주변 온대지역까지 확장돼 있음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지난 60여 년간 설명이 어려웠던 기후변화의 세부적인 순환과정을 제시한 것으로 지역적인 기후변화가 전 지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거 기후변화를 설명하고, 미래 기후변화를 예측하는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지역별로 기후변화 메커니즘이 상이함이 밝혀짐으로써 앞으로 더 정확한 지구 기후변화 모델이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으로 학계는 기대했다.

석순의 단면을 잘라 나이테별로 시료를 채취해 동위원소분석을 이용해 연대측정과 온도를 산출했다. 연대측정 결과, 특정시기(간빙기)에는 석순이 잘 자란데 반해, 다른 시기(빙하기)에는 성장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자료=지질硏
석순의 단면을 잘라 나이테별로 시료를 채취해 동위원소분석을 이용해 연대측정과 온도를 산출했다. 연대측정 결과, 특정시기(간빙기)에는 석순이 잘 자란데 반해, 다른 시기(빙하기)에는 성장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자료=지질硏

조 박사는 이번 연구 진행을 위해 과거 기후변화 자료를 담은 '하드디스크'로 불리는 석회암 동굴 내의 석순과 유석에서 시료를 채취, 동위원소분석과 연대측정을 통해 석순과 유석이 어떤 시기에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밝혀냈다. 또 이를 지난 55만년 동안 전 세계 기후변화에 적용해 과거의 기후변화를 추적했다.

조 박사는 이번 연구를 위해 국내 약 200여개의 동굴을 탐사했으며, 이 중 15개 석회암 동굴 내 석순과 유석으로부터 총 24개 시료를 채취했다.

동위원소를 이용한 연대측정과 온도 산출을 통해 시료의 성장주기와 생성온도를 분석한 결과, 따뜻하고 습윤했던 간빙기 때는 석순과 유석이 잘 자란데 반해, 빙하기 때는 성장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를 기존 외부의 기후변화 자료인 일사량 및 빙하, 심해 퇴적층 등에서 얻은 수치와 비교해 같은 기간에 동일한 기후변화 현상이 나타남을 확인했다.

조경남 박사/사진=지질硏
조경남 박사/사진=지질硏

조 박사는 "고기후 연구 등 지질학이 우리 실생활과 다소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과거에 실제 발생했던 대규모 기후변화의 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미래에도 발생할 수 있는 중대한 기후변화 이벤트와 인류가 겪게 될 충격을 보다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국내 학자들과의 지속적인 논의는 물론, 국제해양탐사프로그램과 같은 대규모 국제공동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고기후학은 빙하나 심해퇴적층, 산호초, 나이테 등의 단서를 분석해 과거의 기후와 기후변화를 추론하는 학문이다.

석순과 유석 등 동굴 생성물은 외부환경에 노출된 다른 단서에 비해 훼손이 덜하다. 또 세계 곳곳에 분포해 있기 때문에 정확하고 일반적인 기후 자료 확보가 상대적으로 쉬워 고기후학 중에서도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지질연 이상헌, 양동윤 박사를 비롯해 극지연구소 임현수 박사, 중국 난징사범대학 왕 용진(Wang Yongjin) 교수, 미국 미네소타대학 로렌스 에드워드(Lawrence Edward) 교수, 하이 청(Hai Cheng) 박사가 공동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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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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