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우리는 구경꾼에 불과했다."
과학기술계에서 산업성장을 촉진할 R&D(연구·개발)에 몰두하느라 재난·재해 등 사회문제에 소홀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스마트폰과 TV 등 첨단산업분야에서 다른 나라의 부러움을 사고 2020년엔 자력으로 만든 위성발사체로 달탐사도 떠날 우리나라지만 정작 진도 사고해역에선 제대로 만들어진 구조로봇 1대 없어 잠수부들이 목숨을 건 구조작업을 펼치기 때문이다.
현장에 투입된 원격조종 수중탐색장비(ROV)는 미국에서 공수했고, 다관절 해저탐사로봇 '크랩스터'는 테스트도 미처 끝내지 못한 채 실전에 끌려와 배치됐다. 애초 구조작업을 위해 제작된 것이 아니라서 실종자 수색에 큰 도움이 안 됐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전체 R&D투자비중(4.03%)이 전 세계 최상위권인 한국의 참으로 부끄러운 실상이다.
전 세계 조선업계의 패권을 거머쥔 우리나라에서 청해진해운이 18년가량된 노후된 여객선을 수입한 뒤 증축 운항하다 저지른 세월호 참사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인재'다. 지금부터라도 이런 해상 선박사고 등의 재난을 예측·방지·사후관리까지 가능한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현실만 보면 요원하다.
안전행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등이 촘촘히 세웠다는 재해·재난안전 R&D 추진과제에서 해상안전사고 관련 R&D는 찾아보기 힘들다.
걱정 없는 안전사회 구축을 위해선 위기관리 분야에서도 선진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미국은 과학기술예산 편성시 재난·재해기술예산을 우선 배정한다. 일본에선 일찍이 국제구출시스템연구기구가 출범, 공과대학들과 공동으로 각종 재난관리 로봇을 개발 중이다. 중국은 대지진 피해가 많아서 사람을 대신해서 구조활동을 할 수 있는 로봇 개발이 활발하며, 실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세월호 사고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첨단 해난장비가 제대로 갖춰진 게 없다는 점에서 정부 R&D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곱씹어 보게 된다.
이번 계기를 통해 재난·재해 각 분야 연구투자 중 혹 간과한 분야는 없는지, 관례대로만 일한 분야는 없는지, 낭비된 예산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