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전부터 "장관님"

[기자수첩]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전부터 "장관님"

배규민 기자
2014.07.10 05:20

"장관님~ 아, 죄송합니다. 후보자님"

지난 7일 국회서 열린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이 자리는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정보통신기술(ICT),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연구개발(R&D)과 과학 분야, 현 정권의 핵심 정책인 '창조경제'를 책임질 수장의 자질과 자격을 알아보는 중요한 시간이다.

하지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회의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축하합니다"는 말부터 꺼냈다. 1년에 14조원을 집행하는 부처의 수장 후보자가 된 것 자체가 축하할 일일 수도 있지만 그 보다는 이미 신임 장관에게 건네는 축하의 메시지로 읽힐 정도였다.

심지어 상당수 국회의원들은 아예 "장관님"이라고 불렀다. 한 여당 의원은 "장관님"이라고 부른 뒤 멋쩍었는지 "장관님이라고 부른 건 긍정적인 신호"라며 둘러대기도 했다.

야당 의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최 후보자는 포스코 사외이사로 재직 당시 최 후보 소속 연구실이 포스코의 연구 용역 프로젝트 2건을 수주한 사실이 드러나 이사직을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장관 후보자로서 도덕성을 따지는 송곳 질문들을 예상하는 게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한 야당 의원은 "이러면 국민들이 안심하지 못한다. 앞으로는 안 그러겠죠"라며 심지어 "유의해서 업무를 수행 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다수 의원들의 "잘못했지, 사과해라"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최 후보자의 반복재생만 이어진 청문이었다.

또 이례적으로 지상파 방송국인 SBS가 청문회 내용을 오후에 중계하자 이를 의식하듯 일부 국회의원들은 인사청문회 자리임을 잊고 소속 지역구 또는 특정 이익 집단의 입장만 옹호하고 이를 후보자에게 강요하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도덕성을 검증하고 장관으로서 맡게 될 업무에 대한 인식,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를 국민을 대신해 살피는 자리다. 장관직을 수행할 역량이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하는게 의원들의 의무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미방위 의원들은 착하다"는 농담이 나온다. 이런 평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의원들은 자문(自問)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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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현장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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