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마트, 여행사…내 주민번호 달라고? "앙대요"

학원, 마트, 여행사…내 주민번호 달라고? "앙대요"

강미선 기자
2014.08.05 05:00

7일부터 주민번호 수집 전면 금지…병원진료, 학교 등은 예외

#중학교3학년 자녀를 둔 주부 최모씨는 방학 기간 아이를 학원에 보내기 위해 학원을 찾아 등록서류를 작성했다. 별다른 생각 없이 최씨와 아이의 이름, 연락처, 주민등록번호까지 기재했다. 주민번호를 적는 공란이 있어 습관처럼 손이 갔던 것. 하지만 최씨는 며칠 뒤 주민번호를 적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고, 찜찜한 마음에 학원측에 주민번호 삭제를 요청해야 하나 괜히 고민스럽다.

오는 7일부터 법에 근거가 없는 주민번호 수집이 전면 금지되면서 사업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우선 일반 기업들은 주민번호를 무단 수집할 경우 과태료를 내는 등 엄격한 법적용을 받는다. 개인들도 무심코 주민번호를 제공해오던 관행을 하루 빨리 바꿔야 이번 법 시행이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주민번호 수집 언제 되고, 언제 안될까?

4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7일부터 법령상 근거 없이 주민번호를 함부로 수집할 경우에는 최대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주민번호 유출시에는 최대 5억원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그렇다면 법 시행 이전에 이미 주민번호를 갖고 있는 사업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법에 수집 근거가 없는 기업이라면 보유한 고객 주민번호를 2016년 8월6일까지 반드시 파기하고 생년월일 등 다른 정보로 바꿔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이 때문에 법 시행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수집한 주민번호는 2년간 더 보유할 수 있다는 말"이라며 "기업들이 마케팅에 충분히 활용할 여지를 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계약·거래와 관련해 수집한 것은 당사자간 권리·의무 관계 영향을 고려해야하고 사업자들도 시스템 변경 등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종 파기까지 시간을 둔 것"이라고 말했다.

법령에 의해 주민번호 수집이 가능한 곳은 병원이나 약국(의료법), 학교(초·중등교육법), 세금납부(소득세법), 부동산거래(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보험(보험업법), 금융거래(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자격증 취득(국가기술자격법), 근로계약(근로기준법) 등이다.

반면 학원, PC방, 인터넷회원가입, 경품응모, 스포츠센터, 여행사, 식당, 영화관, 마트, 백화점, 콜센터, 호텔, 미용실, 유통·배달업체 등 회원관리나 고객관리 용도 등으로 관행적으로 주민번호를 수집해온 곳은 더 이상 주민번호를 사용해서는 안된다.

정부 관계자는 "국민 개인의 권리나 복지 등과 관련된 것은 주민번호 수집을 허용했지만 그 외에는 허용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됐던 이동통신사 주민번호 수집도 전면 금지된다. 이통사는 그동안 고객 주민번호를 광범위하게 사용해온 업종 중 하나. 주민번호를 기반으로 미납요금 조회, 채권추심 등 요금관련 업무를 해왔기 때문에 법 시행을 앞두고 이통사들은 주민번호 수집·이용을 요구해왔다.

정부 관계자는 "통신사의 경우 얼마든지 다른 본인확인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며 "이통사들도 이미 고객정보 기반을 변경하기 위해 새 시스템 구축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습관처럼 주민번호를…" 일반 국민들도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주민번호 수집 금지 전면 시행과 맞물려 일반 국민들도 주민번호 제공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네 구멍가게에서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수십년간 주민번호 수집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해왔기 때문에 국민들도 이런 환경에 익숙해진 상황"이라며 "개인 정보를 제공할 때 법령에 사업자의 정보 수집 근거가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주민번호 제공 원칙 등 관련 정보를 담은 스마트폰앱을 만들어 대국민 홍보에 활용하고 앱을 통해 부정 사업자 신고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민번호를 대신해 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본인확인을 하기 위해서는 마이핀(My-PIN)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마이핀은 개인식별 정보가 포함되지 않은 13자리 무작위 번호로, 온라인상에서 사용해왔던 아이핀(I-PIN·인터넷상 개인 식별번호)을 오프라인까지 확대 제공하는 것이다.

주민번호를 수집할 수 없는 대형마트, 백화점, 극장, 홈쇼핑 등 일상생활에는 마이핀의 13자리만 있으면 본인확인을 할 수 있다.

마이핀은 읍·면 사무소, 동 주민센터 및 공공아이핀센터, 나이스평가정보 등 본인확인기관 홈페이지에서 발급 가능하며 발급증 형태로 제공하거나 수시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 서비서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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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 에디터

증권,굴뚝산업,유통(생활경제), IT모바일 취재를 거쳐 지금은 온라인,모바일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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