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W교육, 가정선생님이 하는 일은 없어야지…"

[기자수첩]"SW교육, 가정선생님이 하는 일은 없어야지…"

진달래 기자
2014.09.04 05:20

"가정교과를 담당하던 선생님이 어느날 컴퓨터를 가르쳐요. 학생들이 컴퓨터를 더 잘 아는 상황이 된거죠.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입니다. SW(소프트웨어)교과가 생겨도 교사 수급이 제대로 안되면 결과는 뻔합니다."

정부가 SW교육을 강화한다고 발표한 이후 취재 중 만난 초중고 교사들은 하나같이 'SW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교사 채용'을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으니 우려가 큰 탓이다.

교과마다 정해진 교사 채용수가 있기 때문에 결원이 생기면 간단한 재교육 후 남은 다른 교과 교사를 투입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힘이 쎈 교과가 많은 교육 시수를 가져가고 그만큼 담당교사도 많을 수밖에 없는데서 비롯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과목들은 모두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면 '기술가정과' 안에는 기술, 가정, 정보(컴퓨터)가 모두 포함된다. 만약 기술가정 수업을 일주일에 1시간 해야한다면, 실제 어떤 과목이 선택될지는 자율적으로 정해진다.문제는 정보과목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거다.

한 고등학교 정보교과 담당 교사는 "정보교과가 생긴지 얼마되지 않아, 교육부 내에 결정권을 가진 담당자들 가운데 이를 정보교과 출신자가 거의 없다"며 "그만큼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수준 높은 교사와 학생 눈높이에 맞는 교과과정은 교육의 필수적인 요소지만, 교육 정책 수립 과정에서 교과간 주도권 갈등으로 결과는 목적과 다르게 나타나기 부지기수다.

초등학교에서는 질 높은 교사 채용 문제도 있다.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영어교육을 강화한다면서 형편없는 외국인 강사들을 마구잡이 채용하고, 각종 방과후수업에는 단가가 싼 외부 강사를 고용하면서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라며 "SW교육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되면 예산낭비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의 SW교육 계획이 제 궤도에 오르려면 이같은 교육현장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넘어서야한다. SW교육 과정을 만들고 교사를 채용하는 방식을 수립하는데까지도 미래창조과확부와 교육부의 긴밀한 소통과 상호지원이 없다면, 허울뿐인 'SW 중심 사회'로 그칠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