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검열 논란에 이용자 불안 '급증'…와츠앱·텔레그램·돈톡, 메신저 '갈아타기' 고민

"이젠 직접 만나는 수밖에 없겠어요. 통화도 메신저도 다 불안하잖아요."(회사원 김모씨·37세)
경찰의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 대화 내역 압수수색 등으로 '사이버 사찰' 논란이 벌어지면서 일반인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자신이 직접 수사 대상이 아니라 하더라도 모바일메신저는 휴대폰 문자나 이메일 등과는 달리 수사 과정에서 불특정 다수의 대화내용까지 모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모바일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톡 사찰 논란 속에 다른 모바일 메신저로 갈아타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실제 자료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장병완 의원이 내놓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지난달 19일 검찰이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신설하고 인터넷 공간 검열 강화를 뼈대로 한 사이버 검열 계획을 발표한 뒤부터 독일의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 다운로드 순위가 급등했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와츠앱 국내 다운로드 순위도 꾸준히 올랐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100위권 밑이던 텔레그램의 다운로드 순위는 검찰 발표 이후 사흘 만에 45위로 뛰어올랐고, 24일 이후에는 오랜기간 1위 자리를 유지하던 카카오톡을 제쳤다. 검찰 발표 이후 일주일 사이 텔레그램의 국내 하루 이용자가 2만명에서 25만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1일에는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인권 관련 시민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카카오톡 압수수색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시민단체들은 "경찰이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 부대표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검열해 지인 3000여 명과 나눈 대화는 물론이고 신용카드 비밀번호 등 사적 내용에 대한 사찰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정 부대표는 지난 6월 종로구 총리 공관 인근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미신고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증거 확보를 위해 5월1일부터 6월10일까지의 정 부대표 카카오톡 대화 내역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6월 17일 발부받아 다음 날인 18일 집행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특히 젊은 모바일 이용자 등을 중심으로 카카오톡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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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메신저가 아닌 이용자가 적은 국내 메신저로 갈아타는 경우도 있다. 모바일메신저 돈톡을 운영하는 브라이니클에 따르면 검찰의 메신저 감시 논란 이후 돈톡의 하루 다운로드는 논란 전과 비교해 2.5배 늘었다. 돈톡은 모든 대화 내용을 서버에 5일간만 저장한다. 특히 ‘펑메시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사용자가 기간을 설정하면 자동으로 삭제된다.
대학생 최모씨(23세)는 "살면서 내가 경찰이나 검찰 수사받을 일이 없을 거 같긴 하지만 워낙 많은 다양한 사람들과 카톡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 누군가 다른 사람의 메신저를 통해 내 대화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찜찜하다"며 "만일에 대비해 외국에서 만들어진 모바일 메신저 등을 쓰는 게 낫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주부 김모씨(37세)는 "아이 학교 엄마 등 지인들과 일상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쓰는 '카톡방'만 5개"라며 "다른 메신저로 갈아타야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인터넷·모바일 강국이면서도 사이버 검열 문제가 늘 논란이 되는 아이러니한 구조"라며 "모바일메신저는 특히 수사와 무관한 제3자들끼리 하는 대화내용까지 모두 공개될 수 있다는 데 사람들의 거부감과 불안감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