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섭, 사상 첫 ITU표준화총국장 당선 "韓 ICT 새역사!"(종합)

이재섭, 사상 첫 ITU표준화총국장 당선 "韓 ICT 새역사!"(종합)

부산=류준영 기자
2014.10.24 17:31

[2014 ITU 전권회의]아흐헷 에르딘·빌렐 자모시 후보와 경합…149년만에 ITU 첫 한인국장

24일 이재섭 카이스트 IT융합연구소 연구위원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표준화총국장 선거에 당선되면서 우리나라 ICT(정보통신기술)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 한국인이 고위직 자리에 진출한 건 ITU 출범 149년만의 처음이다.

이재섭 ITU 신임 표준화총국장/사진=류준영 기자
이재섭 ITU 신임 표준화총국장/사진=류준영 기자

이날 오전 ITU 전권회의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 제1전시관에서 열린 선거에서 이재섭 후보는 총 투표수 169표 가운데 87표의 지지를 얻어, 터키의 아흐멧 에르딘 ITU 설립 150주년 이사회 부의장과 튀니지의 빌렐 자모시 ITU 표준화총국 연구분과장 등의 경쟁자를 제치고 가장 많은 득표수를 기록했다.

표준화총국장은 이동통신과 인터넷(IP)TV, 정보보호 등 글로벌 ICT 표준을 결정하는 중책이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분쟁 사례에서 보듯 ICT 분야의 글로벌 표준특허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표준화총국장 진출은 국내 ICT 산업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쉽지 않은 승부였다. 기량도 팽팽했다. 특히 이 후보는 '난적' 빌렐 자모시 후보와 접전을 펼쳤다. 2010년부터 표준화총국에 몸 담아온 자모시 후보는 ITU내 마당발 인맥으로 쉽지 않은 상대였다.

우리 정부는 이 후보 당선을 위해 물심양면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당선자는 지난해 11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미래창조과학부 지원 아래 전 세계를 돌며 득표 활동을 벌이는 등 고군분투했다.

23일 선거오찬 리셉션에는 미래부 최양희 장관, 윤종록 제2차관, 민원기 ITU 의장 등 고위직 임직원들이 대거 지원유세 활동을 벌이며 총력전을 펼쳤다. 전(前) 사무총장인 하마둔 뚜레와 신임 사무총장 훌린 짜오가 이날 선거오찬에 나란히 참석해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하면서 선거 주도권은 이 후보에게 넘어오는 듯 했다. 변수만 없다면 표준화총국장 당선은 '떼논 당상'이었다.

하지만 이 후보에 맞선 자모시 후보는 각국 대표단들에게 집요하고 치밀한 로비전을 펼치는 등 분위기 반전을 꿰했다. 이 후보도 선거 당일까지 각국 대표들과 스킨십하며, 선거유세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한편의 드라마를 보듯 조마조마하게 이어간 선거전(戰)은 막판 이 후보 얼굴에 연신 환한 미소가 피어오르며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ITU 표준화총국에서 그는 차세대 통신망, 인터넷(IP)TV, 클라우드 컴퓨팅, 미래 인터넷 등 글로벌 ICT의 변곡점이 됐던 모든 기술 표준에 관여해 왔다. 표준화 전문가로 '기술 표준'이라는 외길을 걸어온 경력이 유세 내내 큰 도움이 됐다고 이 후보는 전했다.

임기는 내년 1월부터 4년이다. 이 총국장은 "수십년간 이쪽 일을 했지만 막상 당선되고 보니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염려도 되고, 두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온 국민이 바라고 있고, 스스로도 목표가 있기 때문에 잘 해내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룰 것은 다 이뤘지만 여전히 종착역을 잡아놓지 않았다. ITU 표준화총국장 자리에 올랐지만, 한국 ICT 발전을 위해선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게 이 당선자의 설명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