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러운 '마이너 출연연'…숙제 많은데 도와주는 이 없네

[단독]서러운 '마이너 출연연'…숙제 많은데 도와주는 이 없네

류준영 기자
2015.03.10 05:47

연구소 이전 및 새 연구동 건설비·인력 충원 난항에 '속앓이'

[표]추진 사업과 정부 요청 사항
[표]추진 사업과 정부 요청 사항

"지금 연구동은 자연녹지·보존녹지·R&D(연구·개발) 지역으로 묶여 있어 민간사업자들에게 매각하기 힘들어요."(한국식품연구원 관계자)

"부지는 있지만, 정부로부터 신규 연구동 건설 예산 확보가 안 돼 진척이 없는 상황입니다."(재료연구소 관계자)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 중 규모가 작아 이른바 '마이너'로 불리는 기관들의 하소연이다. 특별한 기준이 제시된 것은 아니지만, 국가 연구소 사이에선 임의로 연구원 인력이 300명이 이하면 마이너로 분류한다. 정규직 기준으로 한국식품연구원(193명), 재료연구소(254명), 안전성평가연구소(119명)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박근혜 대통령 집권 3년 차를 맞아 △공공 R&D 임무 강화 △융·복합 R&D 활성화 △중소기업으로의 기술이전 확대 △글로벌 기획연구 등의 요구가 출연연에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 연구시설이나 연구·지원인력으로는 이를 수행할 여력이 안 되는 기관들이 저마다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북 익산의 '국가식품클러스터'와 농촌진흥청 산하 연구기관과의 융·복합 연구를 위해 연구동을 전북 전주·완주혁신도시로 이전하려 한 한국식품연구원(이하 식품연)은 최근 이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깊은 고민에 빠졌다. 종전부동산 매각이 안 돼서다. 2011년 8월~2013년 6월까지 8회 공고했지만 모두 유찰됐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안양판교로에 위치한 현 연구동이 자연녹지·보존녹지로 구분돼 있는 데다 경기도종합계획에 따라 R&D(연구·개발) 지역으로 묶여 있어 건축 및 형지 변경 등이 어렵기 때문. "민간사업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아 매각이 힘든 상황에 놓였다"는 게 청사이전사업단의 설명이다.

청사이전사업단은 종전부동산 용도를 준주거지역 이상으로 변경해야 매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식품연은 종전부동산 토지용도 변경을 지난 1월 재요청한 상태다.

종합소재연구기관인 재료연구소(재료연)는 정부가 추진 중인 신성장동력 R&D 과제를 추진할 새 연구동 부지는 확보했으나, 건설 예산이 없어 고민이다.

재료연은 지난 2012년 10월, 창원시와 '재료연구소 제2캠퍼스' 유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재료연 관계자는 "진해 부지 약 3만평을 창원시로부터 무상임대 받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정부로부터 건설 예산 확보가 안 돼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며 "신규 연구동 건설을 위한 정부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피력했다.

안전성평가연구소(안전연)은 인건비 추가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연에 따르면 정부출연금 인건비는 올해 49억 3600만원으로 총 인건비(164억 5900만원)의 30% 수준이다. 이는 안전연의 재원 수입구조가 민간수탁으로 이뤄져 있는 탓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산출한 타 출연연 평균(65.2%, 2014년 기준)에 비교해도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안전연 관계자는 "출연연의 공공 R&D 강화를 위해 정부 출연금을 확대하고, 민간수탁의 단계적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며 "민간수탁 비중의 단계적 축소(2013년 기준 56%→2018년 40%) 시 발생하는 인건비 부족분에 대한 정부 추가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안전연은 인건비 부족으로 지난해 기준 27명의 인력이 부족하다.

미래부는 "최근 세수 결손 발생, 복지 예산 부족 등으로 증세 논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기획재정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 문제"라며 "상황을 지켜보며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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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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