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깔려도 주춤하는 이유…IoT시대 딜레마

판 깔려도 주춤하는 이유…IoT시대 딜레마

김지민 기자
2015.06.22 05:47

[대한민국 통신 혁명-下] 'IoT'가 몰고올 미래 혁명…보안·호환성 발목, 활용기업 15%

[편집자주] 대한민국 통신 혁명이 시작됐다. 무선 데이터 전송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다. 이미 유선 인터넷 속도를 따돌렸다. 앞으로 5년내 이보다 20배 빠른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 시대가 막을 연다. 5G는 사물인터넷(IoT) 혁명을 가속화 시킬 핵심 인프라이기도 하다. 사람과 사람간의 통신에서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등 모든 만물이 서로 연결되는 IoT는 기존 산업 지형과 인류의 삶 자체를 송두리째 바꿀 미래 혁명의 진앙지로 주목받고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LTE(롱텀에볼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유선에서 보여준 ‘IT강국’ 위상을 모바일에서 재연하겠다는 각오다. 5G와 IoT 혁명이 몰고 올 미래 모습과 국내 기업들의 대응현황을 살펴봤다.

사물인터넷협회가 작년 국내 790개사를 대상으로 IoT 서비스 활용여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약 15%가 IoT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응답자(82.9%)가 IoT를 활용하지 않고 있었다. 곳곳에서 IoT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IoT시장에 적극적으로 발을 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들이 IoT시장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다. 기업하는 사람들이 IoT산업에 주저하는 이유로 꼽는 답변은 'IoT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 '확실히 정체를 알 수 없어 어렵다', '얼마나 돈이 될지 모르겠다'는 등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중견 IT업체 임원은 "돈을 벌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IoT를 바라보는 관점은 딱 하나, 수익성인데 그게 보이지 않는다"며 "IoT가 미래 먹거리인 것은 확실한 것 같은데 아직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보니 투자자나 경영진을 설득시키기 힘든 점이 있다"고 말했다.

IoT를 활용을 통한 매출증대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IoT를 활용한 후 매출이 늘었다는 응답은 49.4%로, 이전과 변화가 없다는 응답(50.1%)과 비슷한 수준이다. 비용절감 효과를 체감했다는 답변은 55.0%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기업(45.0%)에 비해 10%포인트 높은 수준이었다.

보안도 숙명처럼 안고 가야 할 과제라는 점에서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다. 서로 얽히는 기기들이 많아지면서 그만큼 보안사고도 빈번해 질 수밖에 없다. 시스코 2015 연계보안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보안 시스템에 대한 공격건수가 2009년 이후 해마다 66%씩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산업연구원이 작년 말 발표한 자료에서는 IoT등 융합보안 침해사고에 따른 피해규모가 올해 약 13조4000억원에서 오는 2030년에는 약 26조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시장과 우리나라 시장 상황이 다른 점에서 오는 딜레마도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전 세계적으로 가전, 보안, 기기, 자동차, 헬스케어 등에서 IoT성장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는 산업별 시장환경에 따라 글로벌 추세와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예컨대 미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정용 보안 서비스의 경우 국내 성장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다. 개별적인 보안 서비스를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미국만큼 크지 않다는 점과 동서양 문화적인 차이점 등을 이유로 들 수 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쳐지지 않는 IT기술력과 인터넷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IoT기술력에 있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IoT관련 기술은 약 1.7년 뒤떨어져 있다고 밝혔다. 보안과 디바이스 부문에서의 기술력 격차는 2~3년으로 플랫폼, 서비스 부문(1년)에 비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원천기술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편, 소비자단에서는 IT서비스의 진화로 편리함이 증대되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된 측면이 있지만 개인정보와 관련한 보안 문제나 서비스의 호환성 등을 고려할 때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볼 부분이다. IoT시장을 선점하려는 업체들이 자사 플랫폼에서 호환이 가능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오히려 선택의 폭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통신사 임원은 "기업들은 연결을 통한 서비스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준비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업종을 넘나드는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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