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에 기회 주자

[기자수첩]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에 기회 주자

서진욱 기자
2015.07.15 03:01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정보 포털에 따르면 5월 기준 중앙부처에서 법령으로 규정하고 있는 규제는 1만4683건에 달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불필요한 규제를 ‘손톱 밑 가시’로 표현한 이후 규제개혁이 추진됐으나 지지부진하다. 현장에서는 “도대체 뭐가 바뀌었는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법에 명시돼 있는 규제는 국회의 개정 절차가 필요하다. 하지만 여야 정쟁 탓에 규제개혁을 위한 법 개정은 우선순위가 한참 밀렸다.

최근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시행한 게임업계는 국회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자율규제를 이끌어냈지만, 규제성 입법을 추진 중인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이 실효성에 의구심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일명 ‘뽑기 아이템’으로 불리는 확률형 아이템은 그동안 아이템 목록과 획득확률을 공개하지 않아, 사행성과 과소비를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 의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3월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구성비율, 획득확률 등을 ‘게임물내용정보’에 포함하는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 의원은 자율규제에 대해 △특정 아이템에 대해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지 않고 △성인용 게임의 배제 △처벌 없어 지속적인 이행 미지수 등 문제를 제기했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자율규제는 업계의 자발적인 동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 2008, 2011년에도 자율규제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게임사들의 비협조로 무산된 바 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주요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게임사들의 협의체인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는 자율규제의 사후 관리를 위한 모니터링 및 인증제도를 도입했다. 게임사들이 자율규제 이행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나선만큼 정착할 기회를 줘야 한다.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법으로 정하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입법 만능주의’는 항상 경계해야 한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당사자의 ‘자발적인 의지’가 중요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진욱 기자

묻겠습니다. 듣겠습니다. 그리고 쓰겠습니다. -2014년 씨티 대한민국 언론인상 경제전반 으뜸상(2020 인구절벽-사람들이 사라진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