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기사들의 매크로 등 비정상적인 앱 사용에 제동을 걸기 위해 진행해온 소송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재판부가 부산 지역 매크로 판매책을 대상으로 한 1심 소송에서 무죄를 선고한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는 매크로 사용이 업무 방해와 서비스 질서를 훼손한다는 근거로 다시 한번 치열한 법리 다툼을 벌일 예정이다.
2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부산지방법원에서 비정상적인 매크로 프로그램 배포자들에 대한 항소심이 열린다. 지난 1심에서 매크로 프로그램 배포 일당은 "해당 프로그램은 KM(카카오 가맹택시 운영사)의 정보통신망 운용을 방해하는 악성프로그램이 아니고 정보처리에 장애를 일으키지도 않았다"라는 주장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직접적인 시스템 장애가 없더라도 피해자 회사의 보호 조치를 우회해 업무 처리의 적정성과 공정성을 방해했다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며 항소했다.
일부 택시기사들은 카카오T 공식 택시기사용 앱 외에 위변조 앱 또는 불법 매크로를 사용해 정상적인 배차 과정을 인위적으로 조작해왔다. 매크로 앱으로 장거리나 선호 지역 콜만 선택적으로 수락하는 식이다. 그 결과 단거리나 비선호 지역 승객은 택시 잡기가 어려워지고,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기사들은 상대적으로 콜을 받기 어렵게 되는 피해가 발생했다는 게 회사 주장이다. 또 비정상 앱 사용으로 유발된 트래픽이 승객과 기사 간 정상적인 매칭 자체를 저해한다고 보고 있다.
다른 판매책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사한 소송에서는 유죄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방법원은 2023년 4월 불법 매크로 판매책 정모 씨에게 "피해자의 카카오택시 기사 앱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하고 허위 정보를 서버에 전송해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시켰다"며 벌금형을 확정했다.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도 같은 해 6월 불법 매크로 판매자 김모 씨에게 "카카오T 앱의 공정한 콜 분배 기능과 부정 신호 차단 기능을 무력화해 앱 운용을 방해했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번 부산 사건만 '시스템 장애 미발생'을 근거로 1심 무죄가 선고됐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만약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이 유지된다면, 시스템 방애를 수반하지 않는 매크로 사용에 대한 제재 근거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 등 플랫폼 기업들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와 별도로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앱이나 장치에 대해 이용약관에 따른 제재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비정상 앱 사용 기사에 대해 최대 영구 정지까지 적용하는 '삼진아웃제' 운영 방침을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호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모든 앱이나 장치에 대해 이용약관에 따라 제재를 적용하고 있다"며 "영구정지 등 강력한 패널티 정책도 시행해 정직하게 영업하는 택시기사들을 보호하고, 공정한 택시 호출 환경을 조성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