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개발자 "알파고도 허점 있어"…기계가 인간처럼 학습하는 딥러닝의 한계도

기계와의 바둑 대결에서 처절하게 3연패를 당했던 인간이 마침내 '첫 승'을 거뒀다. 바둑천재 이세돌 9단이 13일 구글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를 상대로 한 4번째 대국에서 180수 만에 불계승(기권승)을 거둔 것.
프로 바둑 기사들도 놀라워할 정도로 낯선 '신수'(新手)를 뒀던 알파고에 결국 인간이 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했던 상황에서 이 9단이 안겨준 첫 승은 값질 수 밖에 없다. 알파고가 인간의 능력에 버금가는 능력을 보여줬지만, 완벽한 인공지능(AI)은 될 수 없음이 입증된 것.
◇"알파고는 프로토타입…게임에서 지면 '실수'한 것" =알파고 개발사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대표는 이날 대국 후 열린 간담회에서 "알파고는 베타나 알파 버전이 아닌 프로토타입"이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완전한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이 9단처럼 기량을 갖춘 기사와 대결을 통해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하사비스 대표는 '알파고가 실수를 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게임의 승패를 통해 그 수가 어떤 수인지 밝혀진다"며 "오늘은 알파고가 졌으니 실수라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알파고 개발을 주도한 개발자 데이비드 실버 박사도 "알파고는 계속 게임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훈련된 것이기 때문에 허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 9단처럼 최강의 바둑 기사와 경기를 하면서 허점과 한계를 알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펼쳐진 4국에서 알파고는 이 9단과 팽팽한 대국을 펼치다가 중반을 지나면서 실수와 반격을 가하며 혼전을 거듭하다 이 9단의 막판 뒷심에 돌을 던지며 불계패했다.

◇'경우의 수'는 기계도 난공불락?=지금까지 치러진 어떤 경기보다 박빙의 장면이 많이 연출된 4국을 통해 알파고의 한계점이 보이기도 했다. 하사비스 대표는 대국 도중 트윗을 통해 "알파고가 87수 때 혼란스러워한다"고 말했고 이 9단 역시 알파고의 약점을 인지한 채 대국을 펼쳤다.
이 9단은 이날 알파고와 대국 이후 "알파고가 노출 시킨 약점은 2가지 정도"라며 "백보다는 흑을 조금 힘들어했고, 알파고가 미처 생각지 못했을 때 일종의 버그 형태로 몇 수를 진행하면서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국 때까지만해도 "알파고의 약점을 찾지 못했다"고 한 이 9단이 이날 대국에서는 상대의 취약점을 간파하고 이에 대비한 전략을 펼쳤음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이는 알파고 알고리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딥러닝도 바둑판 위에서는 아직 완벽하지 않음을 확인시켜줬다. 알파고가 딥러닝을 통해 한 사람이 평생 봐도 못 볼 분량(16만개)의 기보를 단 5주 만에 학습하고 자기학습을 주도하며 사람처럼 학습했지만 학습하지 않은 인간의 창의적인 '경우의 수' 앞에서 결국 인간을 완전히 제압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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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박사는 "알파고는 경우의 수, 확률 계산을 해 승률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 주 목적"이라며 "이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 수를 놓다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불계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