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과학·정보통신기술(ICT)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여의도에 입성하게 됐다. 과학 및 ICT기술이 차후 우리나라의 차세대 경제 성장동력의 입법 및 관련 행정 견제 역할에 전문성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여야가 비례대표 우선순위에 과학기술계 인사들을 전진 배치한 것도 이 때문이다.
13일 진행된 총선 결과 20대 국회 입성이 확정된 과학 및 ICT계 출신 비례대표 의원은 새누리당 송희경·김성태,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문미옥, 변재일, 국민의당 신용현·오세정 당선자 등 총 5명이다. 이들은 각 당이 과학·ICT 전문성 강화를 위해 영입한 만큼 향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활동이 유력하다.

국민의당 비례대표후보 1번으로 당선된 신용현 씨는 우리나라 기술 국제표준화를 이끈 인물가운데 한 명이다.
신 씨는 1984년 국민 연구소라는 표준과학연구원에 입사해 32년간 압력진공그룹장, 진공기술센터장, 물리표준본부장, 전략기술연구본부장, 제12대 원장 등을 역임하며, 기술 표준 한 길만을 걸어온 뚝심있는 인물이다.
특히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전문위원회 위원,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위원회 위원, 국가우주위원회 위원,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그의 이력은 향후 과학기술계 균형잡힌 발전을 이끄는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당 비례대표후보 2번으로 당선된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과 교수는 학창시절 경기고 수석 졸업, 서울대 예비고사 전체 수석, 미국 스탠퍼드 대학원 물리학 박사과정 자격시험 1등 등의 성적으로 ‘공부의 신’이라 불렸다.
오 교수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지만, 인연이 닿지는 않았다.
2004년부터 서울대 자연과학대 학장, 한국과학재단 이사,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직 등을 역임하며,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속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다는 점이 그의 강점이다.
앞으로 한국 과학계가 과거 추격형에서 거대·융합·창의형 R&D(연구·개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갈아타는 데 필요한 기반과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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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미옥 당선자(비례 7번)는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이공계 여성의 경력개발 교육훈련 등 여성과학기술인의 육성과 지원을 위한 정책사업을 주도한 국내 대표 여성과학자다.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 출신인 그는 '과학기술 여성정책' 등 여성과 과학을 연계한 저서를 2차례 내는 등 여성들의 활발한 과학계 진출을 도왔다. 여성 인재 등용과 관련한 사회적 분위기를 확산하는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ICT 분야에서는 송희경 전 KT 전무(새누리 비례 1번)와 김성태 전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새누리 비례 8번)이 당선됐다.
송 당선자는 KAIST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 KT평창올림픽지원단장을 역임했다. 최근까지 KT에서 미래산업인 사물인터넷(IoT) 개발 및 서비스를 이끈 만큼 ICT 분야의 미래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입법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자 역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오랜 기간 NIA 원장을 맡으며 창조경제와 정부 3.0 등 박근혜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특강을 진행해왔다.
지역구에 도전장을 낸 과학 및 ICT 출신 인사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안랩을 창립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노원병)와 김병관 웹젠 의장(더민주, 분당갑), 정보통신부 차관을 역임한 변재일 후보(더민주, 청주 청원)는 20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반면 KT 임원 출신인 권은희 의원(무소속 대구 북구갑),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더민주, 광주 서구을) 주대준 전 KAIST 부총장(새누리, 광명을)은 고배를 마셨다. 한글과컴퓨터 CEO 출신인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 역시 자신의 지역구인 분당을에서 재선에 실패했다.
정통 ICT 출신은 아니지만 초대 통합 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을 지낸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새누리)은 부산 연제에서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에 앞서 과학계 출신 가운데 유일한 3선 의원인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과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 1번을 받았던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은 공천 역시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며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