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이대로 괜찮나-유료방송업계 표정] 현행법상 케이블·위성방송 임직원도 규제대상…향후 통신업계 직원 역시 포함돼
9월28일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로 인해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등 종합유선방송(SO)은 물론 위성방송사인 스카이라이프 직원들이 엉겁결에 ‘공직자’ 위치에 서게 됐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통합방송법(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업계 임직원 역시 김영란법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케이블 방송업계에 따르면 이들 기업들은 김영란법 시행에 앞서 직원들이 법 위반을 하지 않도록 하는 가이드라인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들 회사 직원들은 공직자와 거리가 멀다. 유료방송 방송산업이 대표적인 규제산업인 만큼 업무에 따라 상황이 다르지만 행정부와 입법부, 사정기관에 읍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을’의 위치에 가깝다. 하지만 김영란법에 따르면 이들 역시 김영란법 대상자로 지정돼 각각 3만원·5만원·10만원 이상의 음식물·선물·경조사비를 받아서는 안 된다.
케이블방송 업계 임직원들은 왜 김영란법 대상이 됐을까. 김영란법은 공직자에 대한 부정청탁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KBS 임직원과 국·공립학교 교직원 역시 공직자의 범위에 포함되면서 형평성 문제로 그 범위를 언론사 직원 및 사립학교 교원을 확대한 것이 '나비효과'를 불렀다.
김영란법은 언론사 범위를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제2조 제12호의 규정에 준하기로 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방송사업자 역시 언론에 들어간다. 또한 방송 사업에 대한 정의는 '방송법'이 정의하도록 했는데 여기에 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위성방송사업자가 포함된다. 이에 따라 케이블방송 사업자들과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 임직원 전원이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는 대상이 된다.
이들은 지인과의 식사자리에서 3만원 이상의 음식을 대접받을 수 없다. 경조사 역시 10만원을 넘어서는 안 된다. 배우자까지 대상인 만큼 각별한 요구가 필요하다.
케이블방송업계의 모 임원은 "지금까지 한 번도 스스로를 공직자라든지 '갑'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이 법이 회사 임직원은 물론 이들의 배우자까지 포함된다는 얘기를 듣고 집에도 주의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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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관계자는 "법무팀에서 김영란법에 우리 회사 임직원도 해당이 된다는 해석을 내려 이에 대한 대응을 마련 중"이라며 "직원들이 행여 자기도 모르는 사이 법을 어길 수 있는 만큼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대기업들도 좌불안석이다. 현행 법제도는 지상파·케이블·위성 방송은 방송법, IPTV는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이하 IPTV법)에 따라 규제를 받는다. 이 때문에 IPTV 사업을 벌여온 통신사 임직원들은 현재로서는 법 규제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통합방송법이 제정되면 이들 역시 규제대상이 된다. 여기서도 또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현재 통신3사 가운데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가 IPTV를 서비스하기 때문에 통합방송법 이후에도 김영란법과 무관하다. 하지만 직접 IPTV 서비스를 시행하는 KT와 LG유플러스 직원 및 배우자들은 규제 대상이다.
한 통신기업 관계자는 "현행 법 체제에서는 김영란법이 관계없지만 향후 통합방송법이 나오면 김영란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법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며 "지금까지 김영란법 시행에 대비해 ‘을’의 위치에서 부정청탁 및 상한 이상의 비용처리 금지 안내를 해왔는데 앞으로는 ‘갑’의 위치에서 법 위반을 우려해야 할 처지"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