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 미국서 다음 달 22일부터 종료…한국과 중국, 말레이시아만 남아

삼성전자(200,500원 ▼8,000 -3.84%)의 음원서비스 '밀크(Milk)'가 다음 달부터 미국에서 서비스를 종료한다. 올해에만 호주와 뉴질랜드에 이어 세번째다. 삼성전자가 전사차원에서 소프트웨어(SW)와 모바일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가운데 밀크 철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9월 22일 미국에서 밀크를 폐쇄한다. 밀크 사용자들에게 미국 음원서비스 '슬래커(Slacker)'를 사용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사용자들이 그간 밀크에서 들은 음악 히스토리 등은 슬래커(한 달 무료, 월 4~8달러)로 넘어간다. 슬래커는 삼성전자 미주법인이 2014년 밀크를 시작할 때 협력해 1300만곡 이상의 음원을 제공한 바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부가서비스'인 밀크(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는 삼성전자가 지난 2014년 미국 시장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한국과 중국,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올초에는 글로벌 다운로드 규모가 3000만건을 돌파했다.
하지만 올 4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돌연 철수했다. 미국에서는 현지 밀크 콘텐츠전략을 총괄한 존 플레젠트 수석 부사장이 7월 퇴사한데 이어 두 달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이로써 밀크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국가는 한국과 중국, 말레이시아 등 3개국 뿐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인 스마트폰과 연계한 SW 서비스에 공격적 행보를 보여왔다.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출시국가 확대, 미국 클라우드 업체 '조이언트(Joyent)' 인수, 보안솔루션 삼성 '녹스'(Knox)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출시 초기부터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갤럭시노트7'의 홍채 인식 알고리즘은 삼성전자가 5년간 자체 개발했기에 가능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음원 플랫폼인 밀크를 접자 SW 전략에 수정이 이뤄진게 아니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현지 음원 전문업체들과 경쟁하면서까지 음원 서비스를 스마트폰의 핵심 부가서비스로 가져가기엔 무리가 따랐다는 해석이다. 미국만 해도 애플의 '애플뮤직', 최고의 음원 퀄리티를 자랑하는 '타이달(TIDAL)', 광고 포함 시 무료인 '판도라(PANDORA)'와 '스포티파이(Spotify)' 등 이용자의 선택지가 다양한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밀크 서비스를 철수시킨 국가에서 음원업체들과 어떤 식으로 음원공급 계약을 맺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밀크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국가별 저작권료를 둘러싼 논란이 가중되고 삼성전자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추측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지난 7월 말 밀크 서비스가 전면 유료화되면서 잡음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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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삼성전자 입장에선 비용부담과 저작권료에 따른 각종 논쟁을 끌어안고 음원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기보다는 모바일 결제, 보안, 클라우드 등 새롭게 떠오른 모바일 부가서비스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한국과 중국, 말레이시아에서는 밀크 서비스를 당분간 종료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밀크 서비스를 포기한 것은 현지 음원 전문 업체와 치열한 경쟁과 저작권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갈수록 늘어나는 비용 구조 때문"이라면서 "밀크 없이도 삼성페이와 녹스 등 현재 잘하고 있는 SW 분야에 선택과 집중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