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엔 '주3일제' 근무 가능해진다"

"AI시대엔 '주3일제' 근무 가능해진다"

류준영 기자
2016.09.05 03:00

KISTEP '인공지능(AI)' 기술영향평가 보고서 보니

#, 지난해 1월, 도쿄대 부속병원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아 수 개월간 항암 치료를 받던 60대 여성 환자가 별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자 도쿄대 의과학연구소는 2000여건의 의료 논문을 학습한 미국 IBM의 인공지능(AI) ‘왓슨’을 투입했다. 의료진은 이 환자의 유전자 변화 데이터를 왓슨에 입력한 뒤 10여분만에 새로운 진단 결과를 얻었다. 왓슨은 이 환자가 현재 ‘2차성 백혈병’을 앓고 있으며, 새로운 항암제를 쓸 것을 제시했다. 이에 맞춰 의료진은 환자를 치료, 입원 8개월만인 지난해 8월 퇴원했다.

왓슨을 비롯해 알파고(구글 AI)와 이세돌의 ‘세기의 대결’ 등으로 촉발된 AI 분야가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면서 올해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AI를 통한 산업 발전과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만, 한편에선 인간 능력을 넘어선 AI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AI가 30년 이내 전세계 일자리를 절반으로 줄일 것이란 불길한 예측과 함께 테슬라 창업주인 엘런 머스크와 천재 천체물리학자 스티브 호킹 박사는 AI를 "인류를 멸망시킬 존재”로 지목하기도 했다.

AI가 앞으로 어떻게 이용되고,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공정성 등의 침해는 없는지 등 기술 합리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요구된다.

머니투데이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AI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술영향평가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앞으로 AI가 우리 경제·사회·문화·윤리 등에 미칠 순기능과 역기능을 함께 살펴봤다. 기술영향평가는 10~15년 후 대상 기술이 우리 사회에 안겨줄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사전에 평가하고, 그 결과를 정책에 반영해 기술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와 KISTEP이 매년 실시하는 제도다.

◇리쇼어링 본격화…AI서비스 양극화=보고서는 먼저 산업부문에서 AI가 생산·물류·유통시스템의 지능화를 이끌어 제조업 생산성이 향상되고, 이로 인해 제조업 경쟁력이 향상된 선진국 중심으로 제조업 유턴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지금까지 제조업을 임금이 저렴한 해외 신흥개발국으로 이전하는 오프쇼어링(Off-shoring) 정책을 펼쳐왔다면, 앞으로는 본국으로 리쇼어링(re-shoring)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프쇼어링은 기업들이 업무의 일부를 인건비가 싼 해외로 이전시키는 현상, 리쇼어링은 자국 기업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현상을 뜻한다.

보고서는 이 같은 산업구조의 변화와 함께 사회·제도적 변화가 뒷받침될 경우, 주 3일제 근무 등으로 근무환경이 바뀌어 인간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AI를 통한 서비스 부문에선 고가의 차별화된 따뜻한 면대면 서비스는 부를 많이 소유한 사람들에게만 한정되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저가로 공급 가능한 ‘차가운’ AI 서비스만을 받게 되면서 사회적으로 양극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

◇인간관계 피로도↓…사회성·판단력↓=보고서는 AI가 중개인이나 대리인의 역할을 모두 맡게 되면서 비용과 시간적 효율성이 향상된다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자율 주행이 일반화되면 대리운전기사를 부르고 기다리는 시간과 제반 비용이 사라질 것이고,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 간의 통역을 위한 통역관의 필요성도 낮아진다. AI가 에이전트 역할을 하게 되면 일일이 모든 사람을 대하지 않아도 돼 결과적으로 인간관계의 피로도를 낮출 수 있다.

이와 함께 AI에 지나치게 의존한 교육은 오히려 인간의 사고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사회성이나 판단력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AI를 통한 유아 돌보미 서비스의 경우, 어머니와 유아 간의 애착 관계 형성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I 예술행위 ‘고도의 표절’…AI 자율방범 ‘사생활 축소’=보고서는 문화계에서 AI의 예술 행위를 인간 문화의 한 영역으로 인정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종족의 문화로 규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AI가 기존의 창작물을 학습해 작품 활동을 펼치므로 ‘고도의 표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이와 관련한 수익금 배분이나 저작권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AI를 탑재한 경찰 로봇에게 인간을 모니터링하거나 법적 요구를 할 권한을 부여하게 되면 개인의 사생활을 축소시킬 수 있어 앞으로 기기가 갖게 될 권한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극단적인 정치·종교 집단이 AI를 폭탄테러 같은 무차별 살상 등 대형 테러에 이용할 수 있다며 AI의 오용·오작동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대처하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