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안된 '포켓몬 고' 출시…곳곳서 잡음(상보)

준비안된 '포켓몬 고' 출시…곳곳서 잡음(상보)

홍재의 기자, 김현아 기자, 박광범 기자, 이슈팀 양현대 기자, 서진욱 기자
2017.01.26 16:48

대표적 군사·안보시설 청와대 건물 노출… 국내 법 적용대상 아냐 노출 제한 어려워

AR(증강현실) 모바일게임 ‘포켓몬 고’가 한국 출시 이틀 만에 위법 논란, 군사·안보시설 노출 등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게임 출시가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와 준비 없이 급작스럽게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임 내 지도 청와대 건물 노출… ‘사전 조치’ 설명 ‘무색’=25일 머니투데이 ‘꿀빵(동영상 브랜드)’팀이 직접 현장을 돌아다니며 포켓몬 고 게임을 시연한 결과, 게임 지도에 청와대 내 관저, 경호실 등 주요 건물들까지 표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공간정보법) 15조에 따르면 기본측량 성과 및 기록을 이용해 지도 등을 판매·배포할 경우 군사·안보시설 등은 표시할 수 없다. 안보 위협 때문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업체들은 군사·안보시설에 대한 정보를 삭제한 채 지도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도에 청와대 위치와 건물 등을 표시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검색조차 불가능하다.

나이언틱 랩스가 출시한 ‘포켓몬 고’ 한국어 버전에 탑재한 지도 데이터는 ‘오픈스트리트맵’이다. 2004년 영국에서 시작한 비영리 온라인 지도 프로젝트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처럼 누구든지 지도 데이터를 수정하거나 추가할 수 있다. 오픈스트리트맵 원본에는 △청와대 △국정원 △미군 기지 △국내 군 활주로 등 국내 주요보안시설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다만 개발사인 나이언틱은 국내 법제도를 고려해 출시 전 ‘포켓몬 고’ 지도 데이터에서 국가 주요 보안시설을 지웠다는 해명이다. 지난 24일 ‘포켓몬 고’ 출시 간담회에서 데니스 황 나이언틱 아트총괄이사는 “군사 기밀 위치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데이터 분석하고 필터링하도록 노력했다”며 “혹시 문제가 되는 사례가 있으면 빨리 고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포켓몬 고’ 지도에는 용산 미군기지 등 일부 지역은 내부 시설과 주변 길 데이터는 삭제돼 있다. 반면 대표적인 군사·안보시설인 청와대조차 사전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나이언틱이 제대로 된 사전 조치를 취했는 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그렇다고 정부가 나이언틱의 추가조치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 국내에서 제작된 지도 데이터가 아니기 때문에 국내 법적용 대상이 아닌 데다 국내 지사도 없어서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오픈스트리트맵 등 해외 지도 서비스는 국내에서 제작된 지도 데이터가 아니기 때문에 국내 법 준수를 요구하기 어렵다”며 “국내 사업자가 해당 지도를 쓰는 경우라면 우리든 안보당국이든 군사·안보시설 노출 제한을 요청할 수 있겠지만, 해외 게임의 한국어 서비스는 업무 범위를 넘어선다”고 말했다.

◇나이언틱, 방통위 신고 안 해… 위법 논란 촉발=나이언틱 랩스는 서비스 출시 전 거쳐야 할 위치기반 사업자 신고절차도 밟지 않았다. 26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포켓몬 고 개발사 나이언틱 랩스는 방통위에 위치기반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위치기반서비스(LBS) 사업을 하려면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위치정보법)에 따라 상호, 주된 사무소 소재지, 사업 종류, 사업용 주요 설비 등을 방통위에 신고해야 한다.

다만 개인 위치정보를 저장하지 않을 경우 위치정보법에 따른 신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포켓몬 고는 위치기반서비스를 활용한 AR 게임이다. 나이언틱의 개인정보보호 공지를 보면 게임 이용 시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수집 및 저장한다고 명시돼 있다. 앞서 우버는 신고 없이 사업을 펼치다가 방통위로부터 형사고발당한 바 있다. 방통위는 나이언틱의 위치정보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위치정보 저장 등 여부를 문의한 상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국 출시가 6개월 만에 이뤄졌는데도 여러 부분에서 준비 부족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며 “현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파악하는 인력부터라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박광범 기자

.

서진욱 기자

묻겠습니다. 듣겠습니다. 그리고 쓰겠습니다. -2014년 씨티 대한민국 언론인상 경제전반 으뜸상(2020 인구절벽-사람들이 사라진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