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경력·무시 오직 실력만으로…무상 SW 교육 한국판 에콜42' 설립"

"학력·경력·무시 오직 실력만으로…무상 SW 교육 한국판 에콜42' 설립"

대담=성연광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정리=김주현 기자, 사진=홍봉진
2019.04.08 04:00

[머투초대석]석제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

석제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사진=홍봉진 기자
석제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사진=홍봉진 기자

"혁신성장에 걸맞는 인재 양성이 시급합니다. 한국판 '에꼴(Ecole) 42' 프로젝트로 4차산업혁명 시대 핵심 인력들을 길러내겠습니다."

석제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1순위 과제로 인재 양성을 꼽았다.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선 교육 방식도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론이다. 그래서 IITP에서 추진 중인 사업이 ‘이노베이션 아카데미’(가칭)이다. 프랑스 ‘에꼴 42’를 벤치마킹해 설립되는 소프트웨어(SW) 전문 교육기관이다.

학점을 이수해 학위를 받는 기존 교육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학비도 교재도 학점도 없다. 학생들이 직접 과제를 선택하고 팀별로 연구를 진행한다. 학점 대신 ‘레벨’이 쌓인다. 교육 공간은 24시간 개방돼 회사를 다니거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도 학교를 다닐 수 있다. ‘창의성’을 우선시한 인재 교육 방식이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서울 개포동의 개포 디지털 혁신파크에 들어선다.

IITP는 ICT(정보통신기술)분야 R&D(연구·개발) 사업을 선정·평가하는 기관이다. 2014년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부설 기관으로 출발, 지난해 문패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서 정보통신기획평가원으로 바꿔 달았다. 명실공히 ICT 분야 대표 연구관리 전문기관으로 거듭났다. IITP 서울평가장에서 석 원장을 만나 4차산업혁명 시대 ICT 전문인력 양성과 국가 R&D 전략을 들어봤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서 ‘정보통신기획평가원’으로 기관명을 바꾼 지 넉달째다.

▶ICT분야 연구관리 전문기관으로 기능과 역할을 명확히 표현하고자 했다. 특히 기획·평가가 IITP의 메인 기능인데 이를 기관명에 반영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기관명이 바뀐 이후 실제 기획 기능을 강화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올해부턴 한국연구재단(NRF) 부설기관으로 통합 운영된다. ICT와 과학기술간 협력을 강화하고 ICT R&D 혁신생태계를 조성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 NRF에서 수행한 기초 연구 중 우수 과제를 뽑아 응용연구 사업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른바 '이어달리기'라고 표현을 하는데, 올해엔 10억원 규모로 2개 과제를 시작했다.

-올해 IIPT 핵심 목표로 혁신성장 인재양성을 꼽았다. 어떻게 준비되나.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개강을 준비 중이다. 한국판 에꼴42로 보면 된다. 2년제 과정이다. 학력과 경력을 보지 않고 학생들을 선발할 예정이다. 하반기 학생 모집 공고를 낼 계획이다. 학비는 무료다. 기존 대학처럼 일정한 학사과정과 학점 등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을 적절히 섞어 진행한다. 준비과정은 IITP가 주도하지만, 아카데미 운영은 비영리법인이 맡는다. 법인은 시간을 두고 설립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2023년까지 총 사업비 1806억원이 예상된다.

-IITP가 올해 AI 대학원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 또한 인재 양성 사업의 일환인가.

▶전세계적으로 AI 전문인력이 절대 부족하다. 우리나라도 AI 분야 석·박사급 고급 인재가 양·질적 측면에서 모두 부족하다. 2022년까지 7260명의 국내 AI 석·박사급 인재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AI대학원 사업은 그래서 중요하다. 올해 3월 고려대·성균관대·카이스트 3곳을 AI대학원으로 선정했다. 해당 대학들의 의욕이 강한 만큼 잘 운영될 것으로 기대한다. AI대학원에서 고급인재를 배출한다면 우리나라 인공지능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초석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가 열렸다. 미국 등 경쟁국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5G 선도전략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부분이 있다면.

▶올해 우리나라를 기점으로 시작된 5G 상용화는 2020년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5G 네트워크를 활용한 다양한 융합 서비스 개발도 활발하다.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스마트교통이나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미디어, 스마트 재난·안전 등 5대 분야에서 3년간 총 863억원을 투입해 융합서비스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수많은 스타트업 출현도 예상된다. 5G 경쟁력을 위해선 적기에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기관은 과기정통부와 협의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R&D사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석제범 IITP 원장 인터뷰/사진=홍봉진 기자
석제범 IITP 원장 인터뷰/사진=홍봉진 기자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2019에선 IITP가 국내 중소기업 부스 전시도 지원했다. 성과가 있었나.

▶2015년부터 지금까지 총 77개 스타트업의 MWC 참가를 지원했다. 올해는 16개 우수 스타트업을 선정·지원했다. 현장에서 인트인과 버핏 등 국내 ICT 디바이스랩 기업들이 해외 수출 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ICT 디바이스랩은 판교, 송도 등 전국 6개 지역에서 운영한다. 이곳에서 스타트업들은 3D 프린트로 시제품을 만들고, 테스트도 진행한다.

-ICT 분야는 민간 투자도 많은 영역이다. 중복논란도 있을 수 있다. 정부 R&D 방향을 말해달라.

▶정부의 R&D는 우선 민간이 하기 어려운 ‘고위험 도전형’ R&D가 돼야 한다. 기술분야로 따지면 5G는 민간이 하고 6G(6세대이동통신) 기술은 정부가 선도적으로 R&D를 추진해야 한다. 6G R&D와 관련한 예비타당성 조사도 준비 중이다. 양자정보통신과 지능형 반도체 분야도 중점 투자 계획을 세워야 할 분야로 보고 있다. 고위험·도전형 R&D 투자 규모는 지난해 11.6%에서 올해 30.5%로 확대했다. 신규 투자도 고위험 도전형에 집중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10년 이상 장기 연구 중심 전문 연구실도 확대했다.

두 번째는 국민생활 R&D다.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R&D를 하자는 얘기다.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사회문제에 R&D 신규 투자를 대폭 늘릴 예정이다. 이슈를 발굴하는 일종의 ‘발굴단’도 만들고, R&D를 진행하고 평가하는 과정에 시민단체나 지자체를 참여시킬 예정이다. 세 번째는 제도나 규정을 간소화해 연구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연구자 친화형 R&D가 돼야 할 것이다.

-장기적인 국가 R&D 투자는 국민이 체감하기 어렵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분야 R&D 계획이 있다면.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게 미세먼지다. 2017년 1월 정부는 ‘과학기술기반 미세먼지 대응전략’을 발표한 이후 미세먼지의 과학적 원인 규명과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우리 기관도 ICT와 연계된 R&D를 기획 중이다. 미세먼지 발생 원인과 해외 유입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로 IoT센서 기반 미세먼지 실시간 시뮬레이션 측정연구와 AI 기반 대기변화 빅데이터 분석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스마트 마스크를 위한 웨어러블 컴퓨팅 기술과 미세먼지 정화시스템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사회문제해결형 R&D 투자 규모는 매년 늘리고 있다. 도시, 안전, 교통, 복지 등 6대 공공분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ICT R&D 예산은 올해 신규로 383억원을 늘려 총 1177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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