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 SME 28번 언급한 한성숙 대표

[우보세] SME 28번 언급한 한성숙 대표

조성훈 기자
2021.02.01 05:30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스페이스 내 스몰 비즈니스와 창작자를 위한 지원 공간인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종로 개관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원하는 파트너스퀘어는 교육, 컨설팅, 창작 스튜디오 등을 운영해 사업자와 창작자가 디지털 경쟁력을 높여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스페이스 내 스몰 비즈니스와 창작자를 위한 지원 공간인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종로 개관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원하는 파트너스퀘어는 교육, 컨설팅, 창작 스튜디오 등을 운영해 사업자와 창작자가 디지털 경쟁력을 높여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지난 28일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SME’(중소자영업)라는 단어를 28번 언급했다. 코로나 19의 위기에도 기술과 서비스를 활용해 자영업 소상공인, 개인창작자들과 성장 기회를 함께 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전국 80개 시장 상인들이 온라인에서 직접 물건을 판매하도록 지원한 것이나 SME의 온라인 전환과 창업, 운영을 지원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네이버는 실적발표 전날 SME 대상 정산을 하루 더 앞당겼다는 자료를 내기도 했다.

특정 플랫폼 기업 대표가 실적발표 현장에서 자영업, 소상공인과의 상생부터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다. 실제 SME에 대한 전폭적 지원으로 지난해 네이버의 매출 성장률(20%)에 비해 수익성장은 5%에 머물렀다. 잠재수익을 나누고 희생했다는 의미다. 투자자나 주주 입장에서는 마뜩잖은 일일 수 있다. 한 대표의 발언은 물론 최근 여권에서 추진하는 이익공유제를 의식한 것이다. “알아서 잘 하고 있으니 제발 우린 좀 봐달라”는 뜻으로 들린다.

최근 이익공유제의 타깃이된 IT업계는 속앓이를 한다.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자영업 소상공인과 상생을 하는데도 더 나누라고 요구하니 당혹스러울 수 밖에. 기업들의 반발에도 여권은 이익공유제를 구체화하는데 속도를 낸다. 당초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하더니 이제는 문 대통령마저 ‘제도화’를 언급하고 있다. 각종 연기금이 투자대상을 선정할 때 ESG 평가중 ‘소셜’ 부문 평가점수를 높여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익공유제에 불참하면 투자여부나 투자액에서 상대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이다. 그렇다면 자율과 타율의 구분도 모호해진다.

애시당초 IT 플랫폼 기업을 타깃으로 삼았던 것부터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달 초 더불어민주당이 이익공유제 관련 간담회를 한다며 부른 기업 중에는 네이버와 카카오 외에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도 있었다. 사실 배민의 경우 2014년 창업이래 단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었다. 나눠줄 이익 자체가 없는 기업을 이익공유제 간담회에 불렀으니 황당한 일이다. 실제 쿠팡이나 마켓컬리, 토스처럼 매출은 성장세이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이고, 또 언제 돈을 벌지 기약하기 어려운 기업들이 많은 게 플랫폼들이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유명기업들도 실상 매출이나 수익은 아직 삼성 LG, SK 등 대기업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이들이 코로나19의 혜택을 실제로 받았는지, 또 얼마나 받았는지 발라내기도 어렵다. 지난해 2~3배씩 오른 주가와 미래 성장 기대감이 만들어낸 착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들이 있어 한국경제가 코로나19 환란을 버티는데 도움이된 것은 분명하다. 네이버와 카카오, 배민 같은 플랫폼들은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판매수수료 인하와 면제에 앞장섰다. 중소기업과 학교에 온라인 교육과 화상회의 시스템을 무상지원했고 정부 방역을 위한 QR코드 체크인과 마스크 판매처 정보제공에도 팔을 걷었다. 정부가 져야했을 짐을 군소리 없이 나눠 졌다.

나아가 주먹구구식 영업제한으로 수 만여 자영업자들을 문 닫게 한 정부보다 실제 배달 플랫폼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구제한 것도 불편한 진실이다. 손님이 끊긴 식당들은 배달로 전환하면서 그나마 숨통을 틔웠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오프라인 소상공인들이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전환해 생업을 이어가도록 도왔다. 자영업의 지평을 비대면으로 넓힘으로써 나락으로 추락할 뻔한 한국 자영업의 활로를 터준 것이다. 다른 산업이 구조조정에 몰두할 때 취업난에 허덕이던 수많은 청년들을 구제한 것도 역시 플랫폼들이다. 그런데 정부 여당의 눈에는 이런 게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플랫폼의 혁신과 투자를 통한 경제회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데, 자꾸 딴지 놓을 궁리만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조성훈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조성훈 정보미디어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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