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日마저..."생성형 AI 쓴 만화, 랭킹 1위 대박났다"

보수적인 日마저..."생성형 AI 쓴 만화, 랭킹 1위 대박났다"

이정현 기자
2026.03.11 14:50

[MT리포트 - 웹소설·웹툰 AI 딜레마]③

[편집자주] "들키면 망한다"는 공포에 웹소설·웹툰 업계가 AI 활용을 금기시 하지만 숨겨진 반전이 있다. 일부 독자들의 매서운 별점 테러와 달리 '재미만 있으면 상관없다'는 속마음이 공존한다. 실제 AI의 도움을 받아 대박을 터뜨린 일본의 사례는 '다가온 미래'를 보여준다. AI는 창작의 고통을 덜어줄 '슈퍼 어시스턴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정부와 업계는 상생 비책을 준비중이다.
생성형 AI 받아들이는 일본 콘텐츠 업계/그래픽=이지혜
생성형 AI 받아들이는 일본 콘텐츠 업계/그래픽=이지혜

콘텐츠 강국인 일본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러 작가가 모여 일일이 손으로 제작하던 과거와 달리 생성형 AI를 일종의 생존 전략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11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최대 디지털 만화 플랫폼 중 하나인 코믹 시모아에서 '아내요, 나의 연인이 되어주지 않겠습니까?'가 종합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이 만화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들어졌다.

해당 만화가 1위를 차지하자 일본 콘텐츠 업계 일각에서는 정당성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유명 만화 편집자들이 이제 제작 방식보다 만화의 내용이 더 중요해졌다는 의견을 내며 일단락됐다. 이들은 앞으로 생성형 AI로 만든 만화가 더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콘텐츠 업계에서는 만화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도 생성형 AI를 활용한다. 지난해 3월 일본 지상파 방송사 MBS는 애니메이션 '트윈스 히나히마'를 방영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중소 제작사에서 95% 이상을 생성형 AI로 제작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생성형 AI가 고질적인 노동 환경 문제를 개선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 제작 환경은 2024년 유엔 인권 실태 보고서에서 저임금, 장시간 작업 등이 지적될 정도로 열악하다. 제작사들은 생성형 AI를 창작 보조 도구로 활용하면 젊은 인구 감소와 노동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

'원피스', '드래곤볼', '슬램덩크' 등 히트작을 제작한 토에이 애니메이션도 지난해 생성형 AI 기술 전략을 발표했다. 토에이는 일본 AI 스타트업 프리퍼드 네트웍스에 대규모로 투자해 스토리보딩, 채색, 배경 등 작업에서 효율성과 품질을 향상해 나갈 계획이다. 프리퍼드 네트웍스는 일본 최대 출판사인 고단샤로부터도 투자받았다.

한편 일본 콘텐츠 업계는 만화 불법 유통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생성형 AI를 활용한다. 현재 일본 정부 차원에서 불법 유통 사이트를 자동 추적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또 번역 속도가 느려 불법 유통 만화가 늘어나는 것으로 판단해 생성형 AI 번역 인재도 양성할 계획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가장 보수적일 것 같았던 일본도 콘텐츠 제작에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라며 "이는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니고 2023년 만화 아톰의 작가 데즈카 오사무의 '블랙잭'을 생성형 AI로 되살리는 등 지속적인 실험과 노력이 있어왔다. 국내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이런 실험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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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

2016~ 사회부, 2021~ 정치부, 2023~ 정보미디어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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